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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타인터뷰 Jun 15. 2023

사케


주저주저하며 다이빙하는 것과 작정하고 몸을 던지는 다이빙은 다르다.


내일, 참으로 오랜만에 환경 교육을 한다.

다시는 하지 않겠다 결심했지만 마음이 바뀌었다. 


2014년 부산그린트러스트 특강 이후 10년만이다. 강의 파일을 다 없애버린 줄 알았는데 하나가 남아 있다. 10년 전의 내가, 10년 동안 마음을 담았던 일이 아쉬웠던지 한 파일에 500장 넘는 슬라이드를 모아둔 파일을 발견했다. 새로 만들기엔 시간이 촉박해 옛날 파일을 재구성했다. 


희노애락을 같이 했던 수백 장의 슬라이드를 찬찬히 보았다. 할 이야기, 못다한 이야기가 아직 많다. 아니 진짜 이야기는 시작하지도 않았다.


인생은 마지막 이야기, 진짜 이야기를 하기 위한 영원한 과정이다.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야기의 완성은 중요하지 않다. 삶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니까.


취업 교육도 다시는 하지 않겠다 결심했었다.

올해, 취업 교육도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한다.

원치 않은 마음으로 하는 것과 작정하고 하는 것은 다르다.

끝장을 볼 것이다.


환경 교육 할 때는 취업 교육하는 걸 숨기고, 

취업 교육 할 때는 환경 교육하는 걸 숨기며 10년 넘게 살았다.

이제는 취업교육과 환경교육을 구분하지 않겠다.

서로 다르다 여기는 것을 그렇지 않다 말할 것이다.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

내가 할 일이다.


코코는 포켓몬과 인간을 연결시키기 위해 길을 떠났다.

코코는 포켓몬의 마음도 알고 인간의 마음도 알기 때문이다.


쿄토에서 사온 사케를 마셨다.

맛만 보려 했는데, 많이 마셨다.

맛있기 때문이다.


술은 조건과 시간의 문제다.

삶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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