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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타인터뷰 Nov 12. 2023

테라피란 무엇일까?

문득 '테라피'의 뜻이 궁금했다. 

아로마테라피, 스파테라피, 컬러테라피, 뮤직테라피, 스톤테라피, 실크테라피, 메조테라피, 카복시테라피 등 수많은 테라피들이 있다. 

어디든 테라피라는 말을 뒤에 붙이면 그럴싸해 보인다. 티테라피, 공부테라피, 취업테라피, 운동테라피, PT테라피, 커뮤니케이션테라피, 등산테리피, 여행테라피, 먹방테라피, 불멍테라피, 유튜브테라피,  SNS테라피, 수면테라피, 게임테라피, 솔로테라피 뭐든 갖다붙이면 그럴듯하다.

금융치료라는 말 대신에 금융테라피라는 말이 더 그럴싸하다.


테라피의 뜻과 역사를 찾아 한 참을 검색했다. 별 내용이 없다. 거의 다 복사해서 붙여 넣은 짤막한 설명이다.


1. 테라피는 봉사를 뜻하는 그리스어 'Therapeia'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2. 이 단어는 고대 그리스의 여러 저작 나오는데(히포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필요 요세푸스 등) 고대의 치료는 봉사를 의미했다 한다.


후대로 내려오면서 아픈 사람, 문제가 있는 사람을 돕기 위한  행위를 퉁쳐서 테라피라고 부른 듯하다.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다보니 테라피의 뜻이 어렴풋이 이해되었다. 테라피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행위에 관한 것이다.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두 가지가 있다. 대신 해결해주는 것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예컨대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제대로 그릴 수 없어 울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대신 그려 주는 방법과 스스로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이다.

테라피는 후자에 관한 것이다.


좋은 피부를 갖기 위한 박피, 매력적인 얼굴을 위한 성형처럼 결과 중심의 해결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줄이고 몸 전체의 컨디션과 장기능이 좋아지게 만들어 피부를 좋게 만드는 방법, 의미와 재미를 느끼는 삶의 결과가 내면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우러난 매력적인 얼굴을 갖도록 하는 접근이 테라피다. 


문제 해결의 과정과 결과를 타인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이 오늘날 널리 쓰이고 있는 테라피의 의미로 보인다. 


테라피는 두 대상이 있다. 정신과 신체다. 테라피는 대체로 정신에 작용하는 듯하다. 향기, 촉각, 시각과 같은 감각에 집중하는 테라피가 많다. 감각을 통해 마음에 영향을 미치고, 마음은 다시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다. <감각 - 마음 - 신체 - 삶>의 프로세스를 따르는 것이 테라피의 일반적 과정 혹은 원리다. 빅터프랭클  같은 철학자는 감각보다는 의미에 집중함으로서 인간을 치유하는 로고테라피를 창시했다. 로고테라피는 둘러가지 않고 삶의 의미라는 결과로 곧장 직행한다. 여기서 의미와 감각의 문제가 발생한다. 감각이 포착한 결과로 의미가 생기는 것인지, 의미의 이해로 감각이 활성화되는 것인지는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와 같다. 감각에게는 의미가 먼저고 의미에게는 감각이 먼저다. 어떤 정보도 받아들일 수 없는 뇌에는 한톨의 의미도 다가갈 수 없고, 어떤 의미도 느끼지 못하는 삶에는 감각은 무시되고 왜곡되기 때문이다. 


감각과 의미는 상호작용하며 서로를 도와야 한다. 때로는 입력되는 정보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가치 중심의 의미가 필요하다. 때로는 의미 중심의 선입관 없이 정보를 받아들이는 순수한 감각이 필요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따라 이 둘의 관점을 적절히 적용하는 '감'이 필요하다. 어떤 테라피가 좋을 지 개미굴에서 쇼핑하듯 찾기보다의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 시대다. 스스로 돕고 치유할 수 없다면 어떤 도움도 의미없을지 모른다. 도박만 하는 아들에게 계속 돈을 대주는 것처럼. 삶은 때때로 전제를 바꿔야 할 때가 있다. 도박을 하면서 삶의 의미를 치열하게 찾는 것보다 누군가에게 대접할 밥을 하며 의미를 찾는 것이 나을 때도 있다. 그 누군가가 자신이면 더 좋겠다. 테라피 중에 으뜸은 밥, 숨, 잠이다. 이 세가지만 잘 이루어져도 삶의 문제 절반은 해결되는 것 같다.


테라피란 무언가의 도움을 받아서 스스로 돕는 삶을 살아가는 경험을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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