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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by 피라

10월부터 겨울까지 해야 할 일들이 많다. 9월말까지 리모델링을 끝내지 않으면 낭패다. 2년을 질질 끌어오다가 여름부터 속도를 올려 9월에는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97%가 끝났다. 나머지 3%는 정리, 청소, 마감 몇 가지다. 대미를 장식한 것은 화장실이다. 답이 없던 화장실, 가장 멋진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과욕을 부렸다. 타일페인트를 주문해서 어제 오후에 발랐다. 바르고 나니 이게 아니란 판단이 들었다. 경화제가 굳기 전에 미치듯이 닦아냈다. 덜 닦아낸 부분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오늘은 새벽부터 일했다. 가장 추웠던 부산의 겨울, 몇년전 영하 15도를 견디지 못해 동파되어 누수가 생긴 배관도 수리했다. 3일은 걸릴 일을 하루만에 해치웠다. 끝났다.


내일은 해가 지나도록 여기저기 널부러진 연장과 부속을 챙기고, 물건을 정리하고, 청소를 할 것이다. 구석구석 닦고 또 닦을 것이다. 창틀, 방충망까지 닦고 닦으면 끝이다. 3일만 더 하면 끝나겠다. 그러면 100% 끝이다.

세부마감과 책꽂이, 소품 등도 해야 하지만, 나중의 일이다. 일단 여기서 끝낸다.

10월부터는 보여줄 정도가 되겠다.


한 때 ‘철거해서 주차장을 만들어야 할까?‘라는 생각도 한 집이다. 아직은 아니다.

글레디에이터 마지막 대사였던가?

“Not Yet….”, ”Not Yet….”


P.S : 편백이 물을 얼마나 이겨내는가를 실험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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