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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리야? 낳았으면 무조건 행복해야 하잖아?

by 아빠는 대해적

처제들 그거 알아?


지금도 수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낳고서 힘들어하고 있다는 거 말이야.

아이를 낳은 후에 일상 패턴들이 완전히 바뀌어버렸거든.

그래서 어쩔 때는 부부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서로를 탓하기만 하면서 불행한 나날들을 보내기도 해.


맞아. 아이를 낳아서 키운다는 건 그런 거야.

예전과는 다르게 모든 일상들이 바뀌어야만 하지.

바뀌지 않고서 아이를 낳기 전과 똑같은 생활을 하고 싶다는 것은 그저 말이 안 되는 얘기들일뿐이야.

진짜로 그러고 싶었다면 아이를 낳지 않고서 둘이서만 살았어야 하지.


아직도 수많은 부모들이 이 차이점을 모르고서 아이를 낳고 있어.

그렇게 낳은 후에 불평, 불만들을 늘어놓으면서 전혀 행복하지 않은 결혼 생활들을 이어나가고는 하지.

물론 그 영향들이 아이에게 까지 미치는 것은 당연하고 말이야.


어떤 이들은 아이 키우는 것을 마치 강아지를 키우는 것과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많이 있다고). 하지만, 낳아보면 전혀 똑같지 않다는 것을 단 며칠 만에 알게 되지. 단지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고 가 다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야. 아이는 동물이 아닌, 인간이니까.


그래. 아이를 낳아서 키운다는 건 무척 어려운 거야.

부모의 헌신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지.

소중한 한 생명체를 지극 정성으로 돌봐야 하는 일이니까. 만약 잘못 키운다면 자칫 내가 범죄자가 될 수도 있고, 내 아이가 잘못될 수도 있고, 올바르게 성장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그에 대한 결과물들이 나에게로 다시 되돌아오게 되고 말이지.

그래서 아이를 낳으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패턴으로, 다른 일상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어. 이젠 나를 포함해서 아이까지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인지 자신들이 아이를 맡으려 하지 않고, 희생이나 헌신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끔 다들 회피하려고들 하지. 그래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이곳저곳에 맡겨지게 돼. 이게 바로 우리나라의 현실이야.


내 주위(우리 동네)에도 이런 아이들이 상당히 많아.

아니, 거의 대부분이라고 해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도 아이들이 저녁 6시를 넘기고서야 집에 들어가는 경우가 아주 흔한 일상들이 되어버렸으니까. 아이들은 부모보다는 '학교/학원/돌봄 선생님들'과 함께 있는 시간들이 더 많아졌어. 그렇게 아이들은 저녁에 집에 들어가서 씻고, 정리하고,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는 좀 놀다가 잠을 잔 뒤, 다시 다음날부터 똑같은 생활들을 이어 나가고 있지.


이렇게 놓고 보면 아이를 키우는 게 얼마나 쉬운지 모르겠어.

아침에 조금만 준비를 잘 해준 후에 학교를 보내 놓고, 오후엔 이리저리 뺑뺑이를 돌린 후, 저녁에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밥을 차려주면서 잔소리 좀 보태주고, 바로 재워버리면 아이를 키우는 하루의 패턴(?)이 끝나버리니까.

마치 누군가가 미리 정해놓은 시스템처럼 말이야.

뭐, 특별하다고 생각할 만한 일상들이 하나도 없어. 가끔 놀라운 반전이 있다든가 내일이 기대되는 희망들조차도 전혀 없지. 그냥 그날이 그날일 뿐이고, 내일이 내일일 뿐이야.

저런 생활을 하는 아이들이, 그래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녔을 때는 좀 달랐을까?

그때는 어렸으니까 그래도 좀 행복하고, 즐거웠고, 좋았을까?


내가 본 그대로를 말해줄게. 지금 우리 동네의 일상이니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혀 다르지 않은 일상.

앞서 내가 말했던, 현재 똑같은 패턴으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은 어린이집, 유치원을 다녔었던 그때도 비슷한 생활들을 했었어. 오히려 더 늦은 시간에 집에 가기도 했었지. 보육 시설들은 7시가 넘어서 까지도 봐줬으니까.

그렇게 어렸을 때부터 같은 생활을 해오던 아이들은 저런 패턴들이 일상이라서 학교에 가서도 전혀 이상함을 감지하지 못했어. 어차피 함께 생활했던 친구들도 다 비슷한 상황들이었기 때문이야. 모두가 같은 환경에서 살다 보면 그게 삶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지. 마치, 북한 주민들이 다른 세상, 다른 세계를 모르고 살아가는 것처럼.


그럼, 이렇게 주어진 패턴대로 살아가던 아이들이 본인들의 삶 말고, 다르게 살아가는 삶이 있다는 것을 언제쯤 알게 될까?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들은 바로는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고학년이 되는 시기쯤에 알게 된다고 해. 친구들과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하게 되면서 저절로 알게 된다는 거지. 그렇게 그때부터 관심을 갖고 주의 깊게 바라보면서 비로소 실감들을 한다고 해. 빠르게 느낀다면 3, 4학년, 늦어도 5학년. 그러고 나서 심경의 변화가 슬슬 일어나는 시기가 빠르다면 6학년정도가 되겠지.


그래서인지 요즘 부모들이 말하기를 사춘기가 꽤 일찍 온다고들 해.

하지만, 그건 이제 조금씩 뭔가를 알게 되고, 깨닫기 시작한 아이들이 조금씩 반항심을 표출하는 모습들일뿐이야. 지금까지 왜 그렇게만 지냈어야 했는지에 대한 반발심과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만 지내야 하는지에 대한 항변으로 말이야.

'이유 없는 반항이 아니라, 충분히 이유가 있는 반항이지.'


이런 패턴의 생활들이 도대체 나에게 왜 필요한지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조차 해주지 않는 부모에 대한 반항심, 그리고 그걸 강요만 하고 나를 헤아려주고, 돌봐주고, 가르쳐 주지도 않으려 하는 이런 답답한 상황들 속에서 뿜어 나오는 반발심인거지.

우리 아이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말은 하지 말자고. 부모를 생각해서 말하지 않는 것일 뿐일 테니까. 아니면, 어차피 대화가 되지 않기에 안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설마 잊었어? 우리도 아이일 때가, 청소년일 때가 있었다는 거?

그래서 난 진짜로 다른 부모들의 심리가 궁금해. 나랑 비슷한 세대라면 아이들의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텐데도, 왜 그런 패턴대로 살아가게 하는지를 말이야.

'아이를 낳았으면, 무조건 행복해야 하잖아? 앞으로 쭈~욱 아이랑 불행해지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


'아빠와 엄마도 늘 행복하고 싶고, 아이도 계속해서 행복하기를 원하잖아?'

그런데, 아이를 아침부터 여기저기에 맡겨놓고 저녁에나 집에 데리고 와서 밥을 먹이고 재우고 나면,
'가족들이 다 행복해지는 거야? 그게 행복한 일상이 되는 거야?'

너무 행복한 일상이라서 그걸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대학교를 졸업할 때 까지도 계속해서 하게 되는 거야?

그런 생활패턴들 중에서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어느 시간대에서 행복감을 느껴야 하는 거지?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는 '신혼부부들'에게도 한 번 물어보고 싶어.

아이를 낳은 후에 아침부터 여러 시설들에 아이를 맡기고, 저녁에나 집에 데리고 와서 밥을 먹인 후에 재우기만 하면 정말로 결혼생활이 행복한 거야? 그런 일상들이 그렇게 꿈꾸었던 결혼 생활인 거야?

그렇게 살아야지만, 아기 낳길 정말로 잘했다는 행복감이 느껴지는 거야?

도대체 어느 부분, 어느 시점에서 행복감을 느껴야 하는 거지?

'난 아빠 왔다고 좋아하면서 빨리 내 손을 잡고 집으로 향하던 그 모습에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던데?'


아무리 머리를 쥐어 짜내고 고민을 해봐도,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행복을 느껴야 하는 건지, 만족감을 느껴야 하는 건지 짐작조차도 못하겠어.

'내가 이상한 거야?'


"아이를 낳았으면, 무조건 행복해야 하잖아?"


행복하지 않으면, 행복해지기 위한 행동들을 해야 하잖아?

왜 행복해지기 위한 행동들은 전혀 하지를 않는 거지? 왜, 맡기지를 못해서 안 달들이야?

왜, 아이들을 행복하지도 않은 삶에 그대로 노출들을 시키고 있는 거야?

부부가 서로 악착같이 맞벌이를 해서 하루 종일 일만 하고 저녁 늦게 집에 들어와서는,
'와~, 오늘 완전히 하얗게 불태웠어! 나 오늘 가족들을 위해서 완전히 열심히 살았어! 정말로 뿌듯해! 이런 게 바로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 아니겠어?' 하며 자기만족에 절어 살면, 그러면 행복해지는 거야?
그렇게 맞벌이를 해서 여유 있게 늘어나는 돈을 보다 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면서 행복해지는 거야?
그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더 큰 집, 더 비싼 차, 더 비싼 음식들, 더 좋은 물건들을 사들여서 모으다 보면 정말로 행복해지는 거야?


그럼, 아이들은? 엄마, 아빠 때문에 이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은?

'부모의 관심과 사랑, 적절한 도움과 지도 및 격려를 받아야만 하는 우리의 아이들은?'

부모라고는 아침, 저녁에 얼굴 잠깐 마주치고 나머지 시간들은 서로가 각자가 알아서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저절로 행복해지는 거야?


내가 행복한 가정생활을 꿈꾸었기 때문에 행복해지기 위해서 아이를 낳은 게 아니라,

번식을 위한 원초적인 본능이자, 의무감만으로만 아이를 낳은 거야?

'먹여주고, 입혀주고, 학교/학원 보내주고, 재워주기만 하고?'


그럼, 아이(인간) 대신 강아지를 키우면서 추가적으로 '학교/학원'에 보내주는 거랑 뭐가 다른 거지?

(아이 키우는 것을 강아지 키우는 거랑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과연, 욕할 자격들이 있을까?)


그래서, 그런 건가?

출산율은 계속 낮아지는데, 애완동물 키우는 가구들의 수는 늘어나는 추세가?

유모차의 수요는 줄어들고 있는데 개모차의 수요는 늘어나고 있고, 공원에 나가도 아이들보다는 강아지들이 더 많이 뛰어놀고 있고, 동네에도 아이들 용품 파는 상점이나 소아과 병원보다는 애완동물용품 파는 매장과 동물 병원들이 자리를 잡고 있고, 오래된 빌라들과 구축 아파트들에서는 아이들의 목소리보다 강아지들의 짖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지금의 현상들이? 게다가 갈수록 애완동물전용 리조트와 펜션, 카페, 놀이터들도 더 생기고 있다지?

오히려 주어진 패턴대로 매일 똑같은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보다,
강아지들의 팔자가, 강아지들의 인생 그리고 삶이 더 좋아 보이는 건 나만 느끼고 있는 시선들이야?
도대체 왜, 우리나라의 부모들은 아이들을 그렇게 키우고 있는 거지?

그 모습을 보면서 다음 세대가 아이들을 키우고 싶겠어?
아니면, 마음 편하게 강아지를 키우고 싶겠어?


지금의 현상들이 이해가 가지 않아?


처제들은 어떻게 생각해?

'처제들은 왜 아이를 낳은 거야?'

지금 내가 살아가는 게 전혀 행복하지가 않다면, 내 아이들도 100% 행복하지 않아.

부모인 내가 행복을 모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행복을 가르쳐주지 못하니까. 그런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어떻게 행복을 배우고 느낄 수가 있을까?


만약에 행복하지 않다면, 행복해지기 위한 행동들을 지금부터 하나씩 해봐야 해.

이건 무조건적으로 해야 하는 거야.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이라고.

그래서 그 모습을 아이들에게도 직접 보여줘야 해. 부모인 처제나 배우자가 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평생 동안 행복이 뭔지도 모른 채 살아갈 거야. 어쩌면 계속해서 살아가지 않을 수도 있겠지.

잊지 말자고.

'우리나라가 전 세계 10대 자살률 1위의 국가라는 것을 말이야. 아마도 자살 충동을 느끼는 아이들도, 정신이상증세를 보이는 아이들도 1위일지도 몰라. 아니야. 아마도 1위이겠지. 그에 대한 결과물인 자살률이 1위이니까.'

지금 열심히 노력하면 나중에는 행복해질 거라는 말들은 아이들에게는 하지 마. 그건 그냥 사형선고나 다름이 없으니까. 지금도, 나중에 가서도 전혀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거라고.


그러니 지금 당장 행복해지기 위한 행동들을 부모인 처제들이 직접적으로 보여줘.

그래야 아이들이 행복이 뭔지를 배울 수가 있어. 그렇게 하나씩 배우다 보면 아이들은 자신에게 맞는 행복이 뭔지도 스스로 찾아갈 수가 있게 될 거야. 그리고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처제들도 덩달아 행복을 알게 될 거고 그렇게 가족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을 거야. 그리고 그렇게 행복해지다 보면 불행이라는 녀석이 다시는 찾아오지 않도록 언제나 노력하고 있는 본인들의 모습을 보게 될 거야.

그리고 이게 바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정표가 될 거야. [ 이정표 : 어떤 일이나 목적의 기준. ]


행복은 멀리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때가 되면 우리에게 나타나는 것도 아니었지.

늘 우리의 주위에서 자신을 알아봐 주기를 바래왔지만, 우리들이 그딴 건 행복이 아니라고 착각들을 하면서 살아왔을 뿐이야.

부모들이, 처제가 이 점을 계속해서 깨닫지 못한다면, 언제나 옆에서 자신을 알아봐 주길 간곡히 원하고 있는 이 행복이라는 녀석을 영원히 알아보지 못할 거야. 그리고 그렇게 삶이 끝나 버리겠지.

나도, 배우자도, 나의 아이들도...


'행복이란,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과 시선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아야 해.'♡

그것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알려줄게.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들 보내길 바래.(^.~)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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