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가 그래도 잘 돌아가는 이유는, 숨은 영웅들이 사회 곳곳에서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오전 일찍,
뭣 좀 사러 나갔다가 환경미화 차량을 보게 됐다.
재활용품 수거 차량이었다.
그래서 예전에 봤던 광경이 갑자기 떠올랐다.
코로나가 아직 발생하기 전,
작은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다니던 때였다.
어린이집에 바래다 주기 위해서 집을 나서서 걸어가고 있는데,
1대의 환경미화 차량이 지나가길래 잠시 멈춰 섰었다.
그런데, 환경미화 차량 뒤쪽에 매달려 있던 한 청년이 잠시 내리더니,
차 뒤쪽에서 뭘 찾았다.
그런 후 그 찾은 것들을 길가 쪽으로 내려놓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버린 '주방용품'들이었다.
각종 냄비, 프라이팬, 주전자, 들통, 찜통 등.
'갑자기 저걸 왜 내려놓지?'
순간 의아했었지만, 그 의문은 이윽고 곧 풀렸다.
그 젊은이가 곧바로 뒤쪽을 보면서 고갯짓 인사를 했는데,
인사를 한 곳에는 이 지역을 돌아다니며 폐지를 주우시던 할머니가,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느린 걸음으로 걸어오고 계셨기 때문이다.
순간, 겁나 뭉클했다.
그래서 그 젊은이를 다시 쳐다보았다.
그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곧바로, 할머니도 다시 보았다.
함께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난 그렇게 아침부터 한 젊은 영웅을 보고서 찐한 감동을 받았었다.
그렇다.
시대의 분위기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차츰 변화하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 곁에 존재하는 숨은 영웅들에 의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