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설교의 감동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 3/3
-진실을 온 몸에 실었다
나는 성경이 그리 말했으니,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하지 말고 예수의 십자가 죽음을 하나님의 사랑의 증표로 받아들이라고 강조했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정한 내용을 강조할 때마다, 연습한 것은 아니었지만, 내 오른 팔은 올랐다가 힘차게 내리쳐졌다. 성령에 감전된 듯 나는 온몸으로 설교했다. 그 전율의 순간이 오면 몸을 의식하지 못했고, 오직 내 입의 말들이 나를 지배했다.
진실한 감정은 표정과 몸짓에 실렸다. 말소리엔 점차 감정이 실렸다. 깊은 숨소리. 몸 전체가 감동을 실어 날랐다.
"저는 하나님이 '정~~~~말' 나를 사랑하심을 경험했습니다."
-정말
정말이란 부사 하나가 최고의 역할을 했다. 정'이란 한 글자를 위해, 겉은 태연했지만, 복근엔 힘이 들어갔다. 바람을 아끼며 성대와 비강을 통해 깊은 소리가 나왔다. 얼굴은 진지하게 변했고, 코 높이까지 올라온 손엔 주먹이 쥐어져 있었다.
'정'이란 발음으로 성대를 울렸다가 바람소리를 내며 줄어들고, '말'이란 소리가 가볍게 뒤를 이었다.
''정~~~~~~ 말''
청중의 호흡은 내 숨소리와 일치하기 시작했다. 내가 숨을 참으며 말을 뱉으면 그들도 숨을 죽였다. 내가 숨을 순간 들이마시면, 청중도 참았던 숨을 비로소 들이켰다.
호흡의 동기화는 아무도 의식하지 못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한 마음이 되었고, 하나의 머리 속에 든 뇌신경 뉴런들처럼 서로 연결되었다.
-나와 너는 서로 하나였다
설교자인 내가 청자가 되고, 청중이 설교자가 되는 상호일치가 일어났다. 내가 감동한 만큼 청중도 감동했다.
그러니 설교자의 심적 상태가 최고로 중요하다. 내가 하늘과 연결돼 있어야 한다. 내가 신적 감동상태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 내 심장은 성령의 심장이 된 듯 고동치고 있어야 한다.
나는 단 위에서 걷고, 팔을 위로 올려 흔들고, 손을 가슴에 모으고, 절실한 진심을 얼굴에 담아 안타까운 심정을 청중에 전달했다. 말소리엔 강약이 저절로 생기고, 내뱉는 말은 점차 짧아졌다. 진실하고도 강력한 반복이 이뤄졌다.
청중은 연사인 설교자 입술의 주문으로 마법에 걸렸다.
설교하는 나를 나도 바라보았다. 제3자의 시각에서 나를 보고, 내 말을 듣고 있었다. 화자가 되고 동시에 청자가 되는 순간이 시작됐다.
고개를 돌려 바라본 강의실 창문에는 어둠이 내려 앉아 있었다.
-절정에 커튼을 닫는다
내 얘기를 경청하는 20명 내외 대학생들의 환한 얼굴, 끄덕이는 고개, 동감하는 깊은 눈빛은 제대로 가고 있다는 신호였다.
그들은 나를 향해 온 몸을 집중했고, 내 소리를 듣기 위해 호흡을 중지했다.
동화된 청중, 그들이 내 말을 받아 감동을 생산해 되쏘아주는 에너지. 물러설 곳도 없다. 이젠 사력을 다해 절벽을 뛰어 넘어가야 한다.
마지막 절정으로 달린다.
”하나님은 정~말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사랑하기 위해 몸부림 치셨고”
”마침내 증거로서, 그 아들을 내어 주셨습니다”
“그 사랑을 받아들이면, 우리도 하나님의 사람이 됩니다”
마침내 하나님의 사랑에 감전된 청중의 얼굴은 볼그레 상기되었고 눈물이 맺혔다.
바로 이 순간. 막을 내릴 시간이다. 커튼을 내리고 자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구름위를 걷는 시간이었다
시간은 마감되었고, 다같이 감사의 기도로 받은 감동을 하나님께 쏘아 올릴 시간이다. 감동의 도가니에 빠졌던 청중들의 눈물 콧물 섞인 기도가 끝났다. 끝마침 감사기도를 내가 했다. 문장 하나가 끝날 때 마다, 청중은 '아멘' '아멘' 하며 추임새를 넣어 화답했다.
뒤 이어 잔잔히 자신으로 돌아가도록 찬송가 102장 ♬ '주 예수보다더 귀한 것은 없네' (I'd rather have Jesus)를 불렀다.
청중의 눈가엔 물방울이 매달렸고, 신의 사랑은 심장에 닿는 듯 했다. 감동의 물결은 노래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고, 신의 사랑은 비둘기처럼 강림했다.
"오빠, 오빠가 말씀을 전하는데, 발이 막 구름 위를 걷는 듯 했어요."
"응. 그랬어?"
이 날 집에 가서 쓰러졌다.
-구름위를 걷는 시간이었다
400미터 경주에서, 앞뒤 안보고 무모하게 전력질주한 것처럼 탈진했다.
내 몸은 '뇌내 포도당 고갈'이란 위급신호를 울렸고, 머리에선 피가 반쯤 빠져 나간 듯 했다. 다리에 힘도 풀리고 몸을 일으키기 힘들었다.
방금전까지 있었던 일들은 환상이었을까.
갑자기 모든게 공허해졌다.
노래 '연극이 끝나고 난 뒤♬'처럼, 텅빈 마음과 몸이 되었다.
진액은 소진되어 껍데기만 남았다.
■ 연극이 끝나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