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지 말라는 말이 아내의 입에서 칼날처럼 날아왔다. 나는 고개를 숙여 피하고 조용히 식빵을 잘랐다. 식용숯 약용숯이 생각났다. [1] [2] 이 건 생각에서 멈추고, 화제를 돌려야지.돌려깍기.그래 피부 돌려 깎는 얘기를 하는 거야.
"나 군대 가기 전에 포경수술한 것 알았어?"
"그래? 기억 안 나는데."
그때 서둘러 병원에 갔다. 여자 간호사가 물었다.
"어떻게 오셨어요?"
"그게 저... 수술..."
얼굴이 빨개졌다. 수술대 위에선 의사가 만지작만지작. 만지면 커지리. 크기가 커지니, 음경을 싸고 있던 피부가 팽팽해졌다. 둘레를 띠모양으로 오려 제거하고, 실로 접합하는 환상절제술(環狀切除術, circumcision = circum 둘레 + cision 절개 )을 받았다. [5] 한 달간 아팠다.
아니 저 오려진 피부는 어디로 가는 걸까. 쓰레기통에 처박혔을까.
2. 심복 모세를 야훼가 죽이려 했다
잘린 포경피부 얘기.포경수술(할례)이 담긴 구약성경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야훼 하느님은 모세에게 명령했다.
'파라오에게 가서 말해라. 내가 너의 맏아들을 죽일 것이다' (출 4:23) 하느님은 이집트에 내릴 10가지 재앙 중 마지막 재앙인, 파라오 맏아들을 죽일 거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라고 모세에게 명령했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하느님의 행동이 이어진다.
명을 받고 길을 떠난 모세가 잠자리에 드는데, 갑자기 누군가 죽여버리겠다고 들이닥쳤다. 이게 왠 일인가. 야훼 하느님이었다.
"모세가 길을 떠나가다가 한 곳에 이르러 밤을 묵는데 야훼께서 찾아오시어 그를 죽이려고 하셨다. 시뽀라가 돌칼로 제 아들의 포경을 자르고 그것을 모세의 발에 대며 말하였다. "당신은 피로 얻은 나의 신랑입니다." ( 출애굽기 4: 24-25 , 공동번역 )
칼로 찌르려는지 목을 조르려는지 알 수 없지만. 야훼 하느님은 왜 말로 하지 않았을까. 자기 심복 모세를 죽이려고 달려들다니. 하느님의깊은 뜻을 인간이 다 알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