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표심 Sep 17. 2022

강변북로에도 비가 내렸다

뮤직비디오가 되어 버렸네

강변북로에도 비가 내린다.


차 앞 유리엔 작은 구슬들이,

쉬지 않고 열린다.

차  꽁무니에 달린

빨갛고 노란 불빛에

방울들이 반짝인다.

검은 빗물닦개가

띄엄띄엄

손을 쓱쓱 흔들어 준다.


막내 이모의 눈웃음이 떠오른다.

이 비 그치면 반가햇살이,

 웃는 낯을 보여주겠지.


차에 앉아있어

젖을 일은 아직 없다.

헨델의 할렐루야 음악에,

한남대교가 우측 뒤로 달음질한다.


강물은 어둡게 흐르고,

관현악에 실린 합창은

익숙하게 물결친다.


좌우 차들이 앞지르고,

성수대교 오르막길엔 나 홀로였다.

 

왼쪽 깜빡이에
몰아치던 합창소리가

갑자기 멈췄다.


절정과 종말을 위한 숨 고르기였다.

대신, 깜빡깜빡 소리가 공백을 채웠다.


마침내   

"할렐♬~~~루~~~야~~~~~~~"


귀와 머리,

배와 온몸을 울리던 장엄한 음악은,

성수대교 중간에서 끝이 났다.

아쉽게도.




할렐루야♬ 소리에 맞춰 차는 조심 조심 달렸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마 이게 사랑일 거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