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단강 사진
길르앗 사람이 에브라임 사람 앞서 요단 나루턱을 잡아 지키고 에브라임 사람의 도망하는 자가 말하기를 청컨대 나로 건너게 하라 하면 그에게 묻기를 네가 에브라임 사람이냐 하여 그가 만일 아니라 하면 그에게 이르기를 십볼렛이라 하라 하여 에브라임 사람이 능히 구음을 바로 하지 못하고 씹볼렛이라 하면 길르앗 사람이 곧 그를 잡아서 요단 나루턱에서 죽였더라 그때에 에브라임 사람의 죽은 자가 사만 이천 명이었더라
구약성서 사사기 12장 5, 6절
성경을 살펴보면 길르앗 사람들에게 패배한 에브라임 사람들이 도망가는 장면이 묘사된다. 원래 길르앗과 에브라임 사람들은 같은 민족이었으므로 외견상 그 모습을 구분하기가 어려웠는데, 길르앗 사람들은 여기에 묘안을 짜낸다. 도망치는 에브라임 사람들의 길목을 막고 그들에게 '십볼렛'이라는 단어를 말하게 해서 발음을 '씹볼렛'이라고 말한 사람들을 모조리 처단해 버린 것이다. 에브라임 사람들은 요단강만 넘으면 살아서 돌아갈 수 있었지만 결국 그 단어 한 마디에 요단강을 건너지 못했다.
십볼렛은 대체로 안 좋은 의미로 쓰이고 역사에서도 그래왔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어떨까. 적의를 가지고서 차별과 마녀사냥을 위해 쓰는 게 아니라 '좋은 사람을 가려낼 수 있는 방법'으로 쓴다면 말이다.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2014)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산전수전 다 겪고 낭떠러지로 떨어졌던 조던이 다시 강연에 등장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는 눈을 반짝이며 부자를 꿈꾸는 청중들에게 다가가 한 가지를 계속해서 묻는다.
묘한 기대감, 원하는 대답을 얻을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는 결의가 가득 찬 표정으로 조던은 한 사람씩 펜을 건네지만 대답을 채 다 듣기도 전에 다음 사람에게 계속 질문을 넘긴다. 대체 뭐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 걸까?
조던이 듣고 싶었던 말을 곧바로 '보여주는' 브래드
사실 조던은 자신이 키웠던 회사 '스트랜든 오크몬드'의 초창기 멤버이자 행동대장이었던 브래드를 처음 봤을 때를 떠올리며 청중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되풀이했던 것이었다. '펜을 팔려면 펜을 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라'라는, 단순하지만 대번에 이해가 되는 대답을 원했던 조던에게 청중들이 구구절절 늘어놓는 대답은 뒷 내용을 듣지 않아도 될 뻔한 이야기에 불과하다. 그러니 대답이 시작되자마자 눈길을 돌려버릴 수밖에.
조던은 일자무식인 친구들도 모두 부자로 만들었다고 하고 사람들은 모두 그 점에 큰 기대를 품고 강연에 왔지만, 그전에 조던이 원하는 건 한 가지뿐이었다. 공급과 수요라는 바로 그 단순한 대답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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