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이 달리지 않는 작가

by 민경민

*2024.1.23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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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다. '왜 네 채널에는 댓글 다는 사람이 없냐'는 말.


재작년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유료 채널을 열겠다고 나섰을 때, 믿을만한 지인들 몇 명에게만 채널을 소개했고 그 친구는 그중 한 명이었다. 채널이 꽤 커졌다고 하는데도 반응이 없는 게 그 친구 눈에 의아하게 비쳤나 보다. 그런데 사실 친구가 모르는 비밀이 몇 가지가 있었다.


일단 내 유료 채널에 댓글을 달 수 있는 건 유료로 구독한 독자들만 가능하다(현재 브런치 멤버십은 무료독자도 댓글을 달 수 있다-필자주). 글을 읽을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 말고도 작가가 직접 버선발로 마중 나가 응대하는 것 역시 유료 회원의 혜택이라고 생각했기에 차등을 둔 것이었다. 조회수가 만 단위가 넘어가도 실제로 구독하지 않는다면 댓글이 달리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댓글이 적어 보일 수밖에(다만 '좋아요'는 누구나 클릭할 수 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콘텐츠를 연구하면서 스스로 깨달은 것인데, 이른바 '1000:1'의 법칙이 있다. 사람들은 소위 '눈팅'이라고 하는 조용한 감상을 주로 하는 편이고 표현까지 하는 경우는 드물다. 유튜브나 기타 다른 콘텐츠를 보더라도 조회수 1000에 좋아요나 댓글 같은 관심 지표가 붙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1000:1의 비율을 상향이든 하향이든 어느 쪽으로 깨부수고 있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호감도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클릭 한 번으로 의사 표현이 가능한 하트 표시가 가장 많고, 그다음이 댓글, 그리고 공유 순인데 보조 지표는 '공감 > 댓글 > 공유' 순으로 세상 어느 플랫폼을 가도 이 비율은 비슷하다. 어쨌거나 내 유료 구독자가 천 명쯤 되고 조회수가 10만 쯤 되면 달지 말라고 해도 댓글이 달리긴 할 것이다. 현재 나의 구독자 수나 조회수 지표를 살펴보면 이 정도의 고요함은 예견된 일이긴 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딱히 독자들과 친하게 지내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사실 문체의 문제도 어느 정도 있는데, 나처럼 딱딱한 서술체를 쓰는 사람은 독자들과 친밀함을 쌓기는 어렵다. 신뢰감을 줄 수는 있어도 말이다. 그게 무슨 차이냐고? 간단한 지문을 예시로 들어보자.


만약 제가 이렇게 말을 부드럽게 한다면 어떨까요. 많은 심리학 서적에서는 상담심리학에 기초해 문체도 독자가 읽기 편하게 구어체, 대화체를 많이 씁니다. 이렇게 말이죠. 대화를 하는 듯한 문체로 글을 써 내려가면 부드럽게 느껴지고 옆에 앉아 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친근함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문체만 바꿨을 뿐인데 묵독하고 있는 내 머릿속의 내레이터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지 않은가. 어쨌거나 나는 이런 스타일은 아니기에 독자와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기는 힘들 것이다('것이다'로 끝나는 구절을 자주 써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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