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선물하는 몇 가지 방법
-책은 깜짝 파티의 초대장
surprise!
책을 매개로 누군가를 ‘깜짝’ 놀라게 하고 싶은 마음이 갑자기 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황하지 말고 놀라게 하고 싶은 대상이 다음의 그룹 중 어디에 속해 있는지 살펴보자. 그룹 1은 책 애호가, 그룹 2는 그렇지 않은 이들이다.
놀라게 하고 싶은 그 누군가가 그룹 1에 속한다면, 책상 위 그(그녀)가 읽고 있는 책을 몰래 펼치고 책장 사이에 처음 보는 낯선 책갈피를 살포시 끼워두거나, 책에 대한 감상 따위의 메모를 적어 무리 없이 떨어지도록 ‘살짝’ 붙여두면 된다. 그(그녀)는 책갈피나 메모를 발견하곤 놀라서 주위를 두리번거릴 게 틀림없다.
반면에 살아가는데 책을 굳이 읽을 필요가 없다고, 책을 읽지 않고 살아왔음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해 온 그룹 2에 속하는 이에게 책을 통해 깜짝 놀라게 해 주고 싶다면, ‘책을 선물하는 것’ 자체가 그(그녀)를 놀라게 할 방법이 된다.
이들에게 책을 선물한다면 ‘감히 내게 책을 선물하다니! 용기가 대단하군!’이라며, 상대방은 당신에게 호기심 어린 시선, 더 나아가 야릇한 호감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책을 매개로 한 '깜짝 파티'에 그룹 2에 속한 이들을 가능한 한 많이 초대할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책을 선물하는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다.
선물해 주고 싶은 사람의 취향이나 기호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을 통해 선물하고 싶은 책을 간단히 ‘추천’해 빠르고 경쾌하게 보내주면 된다. 이 서비스에서는 선물 받는 사람이 배송지도 직접 입력하게 되어있다.
따라서, 받고 싶은 책이 아니라면 고민 끝에 책을 선물한 이에게 간곡하게 거절 의사를 밝히거나, 다른 책을 받고 싶다고 말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선물할 수 있는 책의 종류가 많지 않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이 서비스는 가지고 있다. 또, 어떤 책을 선물해야 할지 고민해서 추천했지만 결국 거절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책 선물은 이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동네 서점을 중심으로 ‘블라인드(Blind) 책’이라는 서비스가 탄생했다. 겉면을 두꺼운 종이로 포장해 판매하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선물하는 사람도, 선물 받는 사람도 그 책이 어떤 책인지 포장을 벗기기 전에는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물하는 사람으로서는, 책을 고르는 데 따르는 노력을 크게 할 필요가 없고, 잘못 골랐다고 비난받을 일 또한 없다. 당신을 위해(‘실상은 당신을 깜짝 놀라게 하려고 한 일이지만’) 고른 책이라며 마음껏 뽐내도 괜찮을 방법이다. 게다가 요즘은 이런 ‘블라인드 책’도 진화하고 있다.
책을 쓴 작가들의 생일을 서점 주인이 직접 조사하고, 작가의 생일 날짜별로 책을 포장·정리한 후에, 선물 받을 사람의 생일과 같은 생일을 가진 작가의 책을 판매하는 식이다. 기존 블라인드 책에 고르는 재미를 더한 방법이다.
책을 선물하는 또 다른 방법은 출판사 또는 동네 서점의 인별그램을 ‘넌지시’ 추천해 주는 것이다. 반드시 ‘넌지시’ 추천해야 한다.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하면 절대로 공부하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다.
출판사 계정에 들어가 몇 분간만 살펴보면,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공고부터 신간 소식까지 확인할 수 있다. 또 동네 서점 계정에서는 온라인으로 새로 입고된 책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이 방법은 책 한 권을 선물하는데 그치지 않고 책을 출판하는 업계 동향과 함께 일상 속에서 책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동네 서점’이라는 새로운 루트를 소개하는 일이기 때문에 특별한 가치가 있다.
책을 일 년에 한 권 읽을까 말까 한 이들을 놀라게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 이런 방식으로 책을 선물할 것을 추천하고 싶다. 서두에 서술한 것처럼, 자신에게 책을 선물한 사람에게 묘한 호기심과 함께 호감을 보일 가능성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있다면, 우리가 책을 선물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아. 나는 지금 연애 기법 중 하나를 소개한 것이 아닌데, ‘책과 함께 하는 서프라이즈 파티’에 초대해서는 안 될 사람은 ‘결국 없다’는 걸 말하고 싶었을 뿐인데. 아무튼, 책은 새로운 인연의 오작교가 되기에 충분하며, 깜짝 파티의 초대장으로도 손색없음을 알아두시라.
<출처 :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