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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팬의 숲 Mar 16. 2021

봄의 길목, 침묵의 살기(殺氣)에 대한 두려움

-황사를 경험하며 새삼 느끼는 점

 오늘 오후부터 중국에서 황사가 몰려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웹에서 대기오염 정보를 찾아보니 미세먼지는 ‘매우 나쁨’, 초미세먼지는 ‘양호’하다고 한다. 이럴 때 우리는 공기가 좋다고 해야 할까, 나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그나마 좋은 편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려야 할까.

      

 전 세계의 대기오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교과서에서 배웠던 ‘스모그 현상’은 안개의 나라 영국을 넘어, 이제는 흔하디 흔하게, 지구촌 곳곳에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에게 초미세먼지는 꽤 낯선 단어였다.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이것이 우리의 대기를 잠식하는 날들이 많아졌다. 미세먼지보다 작은 초미세한 먼지 입자가 우리의 폐와 혈관 속으로 파고 들어가 뇌를 공격한다는 연구결과까지 있다.

      

 초미세먼지로 가득한 새벽, 아침에 물을 마시지 않으면 갑갑한 목이 심각함을 방증한다. 오늘은 초미세먼지가 대기를 뒤덮었던 주말보다 목이 덜 아프다. 초미세먼지가 괴롭히다가 미세먼지가 괴롭히니 고통이 조금 덜 한 느낌이다. 벌써 미세먼지가 주는 아픔에 익숙해지고 있다.

      

 작년부터 인류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백신이 있다. 하지만 초미세먼지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침실에서도 거실에서도, 공기정화식물이 있는 그 어느 장소라도 초미세먼지는 우리의 숨결에 숨어들어 우리의 몸을 갉아버릴 것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가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지성을 모아야 한다.

      

 우리의, 인류의 현재를 진단하고, 거시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모 국영기업의 땅 투기 문제로 시끄러운 이 시점에, 중국발 황사가 새삼 미운 것은 왜 일까.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우리에게 익숙해져 버린 미세한, 초미세한 악마들이 두려운 것은 나만의 걱정일까.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는 내 마음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코로나보다 미세먼지가 더 무섭다(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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