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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팬의 숲 Apr 03. 2022

직장 근처에 집을 얻는 게 최고인 이유

돈보다 소중한 시간

24시간이 모자란다는 어느 여가수가 부른 노래가 떠오르는 주말 오후입니다.

      

주말에는 시간에 가속도가 붙는지, 저는 아내에게 ‘주말 한정’ 하루의 시간이 48시간쯤 됐으면 좋겠다는 푸념을 온종일 늘어놓습니다.

      

일요일 오후의 노곤함 속에는 다가오는 월요일에 대한 걱정과 한숨이 한 움큼 들어있습니다. 소파에 누워 감기는 눈은 내일을 외면하고 싶다는 듯 잘 떠지지도 않습니다.

      

평일을 오롯이 직장에 헌신한 서글픈 근로자들에게 주말은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습니다. 5일 내내 사막의 뜨거운 태양과 모래바람을 견디며 겨우 찾은 오아시스의 물을 이틀간 벌컥벌컥 들이켠 여행자는 또다시 오아시스를 찾아 나설 걱정에 밤을 설치기도 합니다.

     

이럴 때 집에서 직장이라도 가까웠다면 ‘그래. 직장이 가까우니까 30분 만에 회사에 도착할 수 있잖아’라며, 의미 없는 걱정과 두려움을 창밖 햇살을 바라보며 한껏 날려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집을 나선 지 1시간 20분이 지나서야 직장에 들어설 수 있는지라 직장이 가까운 누군가보다 적어도 50분 이상은 더 걱정과 한숨 속에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얼마나 출근하는 것이 싫으면 오아시스와 직주근접을 예로 들며 설명하느냐고 묻는 이들도 있겠지만, 사실 직장까지 출근하는 시간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은 것이 사실입니다. 통근시간을 허비할 수 없어 책을 읽고 동영상 강의를 듣는 것이지만 아예 허비할 기회조차 없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직장이 가깝다는 것은 반드시 직장인에게 ‘축복’이며, 이런 이유로 일자리 근처에 있는 아파트 등 주거지들은 부동산으로서의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단 1분이라도 사랑하는 가족의 품에 더 속해 있다가 냉정한 회사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주말 동안 달궈진 마음의 온기를 조금이라도 더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집에서 직장이 먼 사람보다 시간을 벌 수 있고, 이렇게 벌어들인 시간은 나 자신이나 가족을 위해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직장이 가장 많은 지역이 어디일까요? 서울 수도권에서는 강남, 판교, 여의도, 마곡 등이 떠오릅니다. 이 지역들의 공통점은 일자리 밀집 지역으로, 신축과 구축을 막론하고 타 주거지보다 부동산의 가격이 높은 편이고 이주수요 또한 꾸준하다는 것입니다. 직장이 많으니 부동산으로서 인기가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면에서 바라보면 ‘황금 같은 시간’이라는 말도 부동산 시장에서는 적당한 표현이 아닌 것 같습니다. 많은 이들이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된 요즘은 ‘황금보다 귀한 시간’이라는 말이 더 와닿습니다. 부동산 투자자뿐만 아니라 실수요자 입장에서도, 최고의 똘똘한 한 채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도 여전히 ‘직주근접’ 부동산이 될 것을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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