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아시스 Mar 14. 2017

2월 3일 북경, 경유

저렴한 여행을 위해 경유하는 비행기를 선택했다. 태국 방콕까지 가는 중국 국제항공사 비행기는 잠시 북경에 머무른다. 상술의 한 방편으로 72 시간 공항 밖을 나갈 수 있다. 용감하게 밖으로 나갔지만 친절한 중국인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우리는 목적지는 보지도 못하고 다시 공항으로 돌아 왔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북경시민들 도움 덕택으로 천안문까지 갔다. 한국에서 만난 중국인들을 생각하면 조금 콧대가 높아보였다는 생각이 들어서 북경에서도 그렇게 예상했는데 내 예상을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바쁜 업무에도 일일이 대답을 하는 그들의 친절이 놀라웠다. 특히 칼바람이 춤추는 북경의 거리에서 지하철 노선을 꼼꼼하게 가르쳐주는 두 젊은 친구의 친절은 놀라웠다.


천안문 광장은 왜소해 보였다. 반면 민중의 광장 맞은편에 자리잡고 있는 권력의 핵심, 자금성은 깊고도 넓었다. 끝이 안보일 정도여서 결국 가다가 멈추고 돌아섰다. 권력을 위협하는 협객들이 잘못 들어왔다가는 갈팡질팡하게 만들고 싶었을까? 궁궐의 마당은 무척 넓었다. 우리나라 궁궐은 연못과 정원이 아담하게 꾸며져 있는데 소나무 한그루 찾을 수 없는 무척 건조한 정원이다. 권력의 화려함보다 먼저인게 황제의 목숨이다. 누구도 접근하지 말라는 권력의 엄호사격 같은 궁궐의 구조. 

 넓은 궁의 마당에 춘절을 맞이한 중국의 참배객들이 가득했다. 이들에게 일생에 단 한 벌 밟아 볼 수 있는 권력의 정원이지 않을까?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시절에는 감히 권력의 발꿈치도 볼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옛 권력의 영화와 깊이를 가늠하기 위해 꾸역꾸역 순례자들이 밀려들고 있다. 그리고 권력에 도전을 했던 천안문은 맞은편에 다소곳이 무릎 끓고 있다.    

2월 3일 북경

매거진의 이전글 시작은 떨림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