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아시스 Mar 15. 2017

2014,방비앵

8시에 차가 오는 줄 알고 기다렸더니 8시 30분 차라고 한다. 석재쌤이 숙소 계산을 치르지 않아서 서둘러 카드를 들고 숙소 밖으로 나갔는데 1시간이 되도 돌아오질 않고 툭툭 기사가 온 다음에야 겨우 돌아왔다. 하지만 돈은 못 찾고 급기야는 오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손바닥에 피가 맺혀있다. 

이번엔 봉고차로 방비앵까지 간다. 다시 고산마을을 지나가야한다.

5시간이 걸리는 산맥 드라이브를 시작했다. 올 때는 큰 버스를 타고 와서 크게 못 느꼈는데 봉고차는 흔들림이 심하다.

옆자리에는 프랑스 연인 한쌍이 앉아 있다. 남자친구가 신경 쓰여 말을 건네기가 어렵다. 여전히 산맥을 달리는 도로가에 늘어서 있는 집들이 경이롭다. 어떻게 절벽을 뒷배경으로 집을 지을 생각을 했는지, 인생에 대해 배수진 치고 싶은 걸까? 가끔씩 도로 중앙으로 나들이 나온 닭과 병아리 모녀들이 자동차의 경적에 뽈뽈히 밀려난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오는 아이들도 경적에 밀려 나긴 마찬가지다. 우두커니 앉아 있는 여인 그리고 뭔가 음식물을 넣고 있는 모습, 사각의 거푸집으로 벽돌을 찍어내기도 하고 책상 하나 갖다 놓고 로또 복권을 판매하는 아가씨, 다양한 프레임이 높은 산의 저편 하늘을 배경으로 영사된다. 

승합차도 낑낑대며 올라오는 길을 자전거 여행자들이 몇 개의 짐을 주렁주렁 매달고 길을 따라 올라온다.

 방비앵에 도착했다. 석재쌤이 고개를 절래절래 젓는 바람에 지나친 곳이다. 몽환적이다. 알콜 기운 때문인지 젊은 친구들이 어슬렁어슬렁 몰려다니고 있다. 

석재쌤은 한국이 생각나질 않다고 하는데 나는 갈수록 한국이 더 그립다. 막걸리와 순두부 찌개 그리고 순대국이 먹고 싶다. 

                            2월 15일(토)-16일(일)

매거진의 이전글 루앙 프라방에서 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