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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각

작가적 양심

나 자신에게 속고 싶다

by 피운

나 자신을 속일 수 있는 영특함과 교활함으로, 혹은 스스로에게 쉽게 속아서 작품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스스로를 기만하거나, 자신도 모르게 착각 속에 빠져서 작품에 심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경우든 작가노트엔 그 진실이 묻어납니다. 가면을 쓰지 않은 작품을 보고 싶고, 나도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가면을 쓸 거면 가면이라고 알려주는 솔직함을 기대합니다. 그 예쁜 가면을 좋아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죠. 나 자신에게 속고 싶습니다. 나 자신을 속일 만큼 영특하지 못해 아쉽고, 속을 만큼 순수하지 못해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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