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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진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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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운 Jul 04. 2019

DR vs. HDR

Dynamic Range vs. High Dynamic Range

Q :  DR이 뭐죠? HDR은요?


DR (Dynamic Range)

HDR (High Dynamic Range)


너무 전문적으로 느껴지는 용어이긴 합니다. 하지만 모바일 폰 카메라에서도 쉽게 만나게 되는 용어라서 의외로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DR은 사진에서만 쓰는 용어는 아닙니다. 여기서는 사진에서 어떻게 이 용어를 이해하면 되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겠습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열어봅니다. 톱니바퀴 모양의 환경 설정을 터치해보니 HDR(풍부한 색조)라고 표시되어 있는 항목이 보입니다. "이걸 켜 놓으면 색이 풍부해지나?" "그래서 풍부한 색조라고 표기해 두었나?"라는 정도의 생각으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사용했을 겁니다. 하지만 사진을 조금 공부해보고자 한다면 종종 보았던 HDR에 대해서 궁금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DR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풍경 사진을 찍는다고 상상해주세요. 내 카메라의 사각 프레임을 내가 원하는 풍경을 향해서 구도를 잡아 보겠습니다. 아주 맑고 화창한 날입니다. 푸른 하늘과 산과 계곡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습니다. 카메라로 멋진 풍광을 담아내고 싶습니다. 사각의 틀을 풍경에 알맞게 맞추어 바라봅니다. 뷰파인더로 바라본 세상은 아주 밝은 푸른 하늘과 어두운 계곡의 숲눈부시도록 반짝이는 물이 보입니다. 머릿속에 그려지시나요? 이럴 때 내가 담고자 하는 풍경의 DR은 넓다고 말합니다.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공존하는 자연 공간을 카메라는 담기 힘들어합니다. 그 밝음과 어둠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카메라는 적정노출로 장면을 담아내기 어렵습니다. DR이 넓은 환경을 만난 것입니다. 자연의 DR은 어디를 우리가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그 범위가 달라집니다. 밝은 하늘과 어두운 숲을 동시에 담으려고 시도한다면 DR이 넓은 자연환경과 맞서는 것이고, 하늘만을 담거나 숲만을 담아낸다면 장면 속의 밝음과 어둠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즉 DR의 범위가 좁다고 말합니다. 이렇듯 자연 속에 존재하는 DR의 범위는 다양합니다. 하지만 카메라가 센서의 DR은 제조단계에서 결정됩니다.


카메라의 센세가 담아낼 수 있는 밝음과 어둠의 범위가 카메라 센서의 DR입니다. 카메라 센서의 DR과 자연에서 만나게 되는 DR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마주하게 되는 자연 공간의 밝음과 어둠의 차이가 큰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카메라 센서의 DR범위 안에 들어오는 수준의 밝음과 어둠의 차이를 보이는 장면도 있을 수 있습니다. 자연의 DR범위가 좁을 때는 카메라는 문제없이 사진을 잘 담아내지만, 지나치게 밝고 지나치게 어두운 환경을 만나게 되면, 센서의 좁은 DR은 밝음과 어둠을 동시에 담아내지 못하게 됩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편법이 HDR(High Dynamic Range)입니다. 좁은 DR범위를 고도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카메라 제조회사에서는 센서 자체의 DR 범위를 늘리기 위해서 고군분투합니다.


물리적인 센서의 DR은 카메라를 구매하고 나면 결정되어 버립니다. 결국 DR을 늘리기 위해서는 편법을 사용해서 고도화시키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RAW 파일 자체의 관용도(Latitude)만을 이용해서 고도화시키는 방법이 있고, 다른 하나는 여러 장을 각기 다른 노출로 촬영하여 부족한 부분을 합성해서 채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방법이 모두 HDR(High Dynamic Range)입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HDR 항목을 ON으로 변경했을 때 한컷만을 촬영한다면 앞에 설명한 RAW 파일의 관용도를 활용한 보정작업을 하는 것이고, 3컷을 연사로 촬영한다면 후자의 경우에 해당합니다. 여러 장을 촬영하는 것이 품질면에서 우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단, 움직이는 피사체를 담으려면 한컷을 RAW 파일로 촬영해서 관용도를 이용한 후보정 작업을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여러 장을 촬영할 때 피사체가 움직이면 피사체의 위치가 달라져서 흐릿한 이미지를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RAW 파일은 관용도(latitude)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진으로 표현되는 범위 이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의 데이터를 상당 부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살려내면 좁은 DR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히스토그램을 활용하면 표현되지 않은 데이터가 무엇이고 어떻게 RAW 파일의 관용도를 활용해서 후보정할 수 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촬영 포맷을 선택할 때 RAW 파일 포맷과 JPEG 파일 포맷 중에 무엇으로 촬영할지를 고민한다면 DR범위가 넓은 자연환경을 만나면 RAW 파일로 촬영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JPEG 파일로 촬영하게 되면 카메라 내부의 현상소에서 HDR작업을 다소나마 수행해 주지만 현재까지는 어두운 부분의 데이터만을 어느 정도 보상해주고 밝은 부분의 데이터는 오히려 더 손상시키는 결과물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RAW 파일 포맷 촬영이 유리합니다.


풍경사진작가들이 니콘 카메라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풍경사진을 찍기에 색감이 좋다고 표현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캐논은 쨍한 느낌이라서 인물사진엔 좋은데 풍경을 담기에는 부드럽게 계조가 표현되는  니콘이 좋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러한 느낌의 차이는 결국 센서의 DR범위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DR이 넓은 센서로 촬영하게 되면 DR이 좁은 센서에 비해서 밝고 어두운 부분을 동시에 더 많이 담아내기 때문에 숨어 있는 색을 더 많이 표현하게 됩니다. 또한 밝고 어둠의 차이가 줄어들게 되어 콘트라스트가 낮은 부드러운 사진을 만들게 됩니다. 이것은 보는 사람에 따라서 선명도가 떨어지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좁은 DR을 가진 캐논의 센서가 더 쨍한 느낌이 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HDR은 결국 내가 담고자 하는 장면의 모든 요소가 '적정노출'로 촬영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여러 컷을 촬영해서 적정노출로 촬영된 부분만을 합성한다면 이상적인 HDR 사진이 완성될 것입니다. 한컷을 촬영해서 RAW 파일 관용도를 활용한 후보정으로 HDR 사진을 완성한다면 그 작업의 내용은 밝은 영역은 어둡게 보정하고, 어두운 영역은 밝게 보정하여 모두 다 중간의 적정노출 영역으로 모이도록 만듭니다. 우리가 세상을 바라볼 때는 전체를 한 번에 볼 수 없습니다. 좁은 영역을 집중적으로 보게 되고(노출과 초점을 동시에 맞추어 한 곳만을 봅니다), 부분의 조합으로 전체를 인지하게 됩니다. 하지만 평면에 모든 것을 한 번에 담아내는 사진은 우리의 눈과는 다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한 번에 보여주는 사진에서 모든 요소가 다 적정노출로 표현된다면 그 사진은 다소 비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게 됩니다. HDR 사진은 모든 요소가 적정노출이기 때문에 굉장히 풍부한 색과 디테일을 담고 있는 데이터가 풍부한 사진으로 완성 됩니다. 그래서 건축사진 혹은 인테리어 사진에서 많이 활용하는 기법입니다. HDR 색표현의 다양함을 응용하여 인물사진에서도 독특한 느낌의 사진을 연출하기 위한 후보정 기법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정리해 보겠습니다. 자연 속에서는 DR이 넓은 환경과 좁은 환경을 우리는 만날 수 있습니다. 내 카메라 센서의 정해진 DR을 극복하기 위해서 HDR기법을 활용합니다. RAW 파일 포맷으로 촬영하면 도움이 되는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카메라 내부의 현상소에서 메뉴 선택만으로도 HDR을 적용할 수도 있고, 내가 직접 편집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후보정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선 DR과 함께 많이 질문을 하는 콘트라스트(Contrast)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DR을 이해하는데도 좀 더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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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콘트라스트가 정확히 뭔가요?

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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