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심 #봉숭아
기억을 조각 모음한 에세이를 참고해서 나노바나나와 챗지피티가 그 시절을 구현해주었습니다.
머리글 흑백사진 (챗지피티), 본문 컬러사진 (나노바나나)
두번째 조각모음입니다. 아주 짧은 한 장면의 기억 조각입니다.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기록을 근거하면 4살 이전이 맞아요. 4살 이전에 나에게 남아있는 기록은 몇 해 전 이모 댁에서 찾은 백일사진이 전부예요. 불이 났었데요. 그래서 유치원 이전의 어린 시절에 찍었던 사진앨범이 없데요. 그래서 돌사진도 없어요. 화재 때문이 아니었다는 것을 지금은 알아요. 물어보진 않았지만요.
기록에 없는 이시기를 내 머릿속은 사진과 영상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아직도 이름이 기억나요. '봉순이 누나' 라고 불렀어요. 지금 생각하면 누나도 많이 어렸던 것 같아요. 봉순이 누나는 고용된 베이비시터였어요. 지금 말로하면 베이비시터지만, 그때는 '식모'라고 불렀어요. 잘 살았었나봐요. 중학교에 가서도 엄마한테 봉순이 누나 소식을 물어봤던 기억이 나요. 엄마도 많이 좋아했던 것 같아요. 좋은 기억으로 세월이 흘러도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는걸로 봐서 누나가 무척 잘 놀아줬나봐요.
한장면이 사진처럼 영상처럼 남아있어요. 연필을 가지고 놀았는데, 열필심을 부러뜨렸는지, 열필심이 튀어 누나 입속으로 들어갔어요. 얼마나 웃겼는지, 깔깔대며 나뒹굴던 생각이 나요. 아이들은 그런거 좋아하잖아요. 누나 얼굴은 떠오르지 않아요. 그때 누나의 표정이 느낌으로 남아있을 뿐이에요. 재미있는건 기억 속의 장면은 사진처럼 내가 나를 바라보고 있어요. 사진으로 찍어둔 것 같은 시선으로 남아있어요. 왜곡된 기억일지도 모르겠어요.
조각모음을 하면서 계속 떠올려보지만 봉순이 누나와의 기억은 이 장면 밖에 생각나질 않아요. 한가지 갑자기 떠오른 기억은 누나가 손가락에 봉숭아 물을 들여주었던것 같아요. 아닐수도 있지만, 누나이름과 닮았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조각모음을 해보니, 다 지워져서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흐려진 기억들을 복원하는 느낌도 있고, 과거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또 다른 시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어린 나를 직감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이러한 글쓰기가 지금의 나를 치유하고, 내가 도대체 어디에 서 있는지를 알려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어린시절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같이 느껴져요. 이렇게 글을 쓰면 그때의 내가 읽어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 어려서 읽지는 못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