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텔링 2. 단어로 브랜드텔링하기
메시지는 약 10분의 1초 만에 시각중추에 전달되고,
그런 다음 정보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보는 것은 눈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뇌에서 이루어진다.
감각의 박물학.다이앤 애커먼
단어에도 역사가 있습니다. 단어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부터 사람의 삶을 따라 변화해 현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의 역사 말입니다. 각 단어들의 어원etymology을 보면 그 시대 단어의 의미와 사람들을 더욱 명확히 느낄 수 있죠. 단어는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끔 단어의 어원을 찾아보면 꽤나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얼마 전 ‘물건物件’ 이란 단어를 찾아보고 재미난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물物’ 은 ‘소牛’ 가 ‘쟁기勿’를 끌고 가는 형상입니다. 소가 땅을 갈고 거기서 수확되는 것들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농경사회에서 생긴 단어의 의미로는 적절해보입니다. ‘건件’은 ‘사람人’이 ’소牛’앞에서 끌고 가는 형상입니다. 이 두 글자가 모여서 ‘물건’이 됩니다. ‘물’ 자 하나로도 충분한 의미가 되는 데 왜 ‘건’자가 합쳐져야 완성된 단어가 될까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피터 드러커는 효율성 efficiency 과 효과성 effectiveness에 대해 그의 저서에 서술한 적이 있습니다.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효과성은 ‘올바른 일을 하기Do the right thing’ 이고 효율성은 ‘일을 바로 하기 Do things right’입니다.
두 가지를 오버랩시켜 보니 ‘소가 쟁기를 끄는 것’이 일을 바르게 하는 효율성에 관련된 것이고, ‘쟁기를 끄는 소를 사람이 인도하는 것’은 효과성에 관련된 것이더군요. 두가지 관점으로 ‘물건’의 의미를 살펴보니 ‘올바른 목표를 가지고 제대로 만들어내는 것’이었습니다.
단어는 태생적으로 그 안에 사람의 삶을 담고 그들의 삶속에서 섬세하게 다듬어져 현재에 이르게 됩니다. 변화의 과정에서 단어는 동일한 의미로 전해오기도 하고 본질적인 것은 간직한 채 말초적 의미가 변하기도 하죠.
그래서
단어는 그 안에 사람, 삶, 사건, 이야기 등을
응축하고 살아움직이며 뭔가를 상징하는 유물입니다.
사람의 눈은 단어를 10분의 1초 만에 시각중추에 전달하고 눈에서 받아들인 정보를 뇌에서 그 동안의 경험과 비교해 의미를 이해합니다.(감각의 박물학.다이앤 애커먼 ) 단어를 보거나 들으면 본능적으로 드러난 의미와 감춰진 의미를 해석하죠.
그래서 브랜드텔링은 단어를 잘 선택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단어 하나가 브랜드를 상징할 수도 있기때문입니다. 어원이 변해 섬세하게 다듬어져 단어가 변화하듯이 브랜드텔링에 사용된 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랜드가 하는 모든 일과 단어가 만나 새로운 의미의 단어가 재탄생합니다. 그리고, 브랜드텔링은 단어만으로도 강력한 메시지를 보냅니다.
디즈니랜드는 방문 고객의 경험을 변화시키기 위해 단어로 운을 띄웠습니다.
고객이란 단어를 집으로 초대한 손님을 의미하는 Guest라 바꾸어
‘당신은 우리집의 귀한 손님입니다. 진심을 다해서 모시겠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직원은 공연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Cast라 바꾸어
’우리는 어디에서든 손님을 재미있고 즐겁게 해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일을 하고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초대받은 손님을 위해 혼연일체가 되어 디즈니랜드 곳곳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깨알 같은 재미가 펼쳐집니다. 보는 사람도 행복하고 행하는 사람도 즐거운 공간이 되는 거죠.
단어가 사용되면서 구성원은 그 뜻을 이해하고 자신이 연극의 배우처럼 혹은 연출하는 연출가처럼 마음 가짐을 갖게되고, 손님도 자신이 귀한 집에 초대된 것 처럼 느끼게 됩니다. 디즈니랜드에서의 단어 사용은 우연이 아니고 브랜드텔링을 위해 선택되어진 것이죠.
브랜드 안에서 재탄생한 단어의 의미변화는 브랜드의 정신과 그에 따른 행동에 의해 일어납니다. 단어가 브랜드와 함께 온전하게 살아서 브랜드를 대표할 수 있으려면 그 안에 브랜드와 함께하는 사람을 담고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만 사람들이 계속해서 찾고, 사용하고, 사랑해주니까요.
18세기 중엽 영국에서 기술혁신으로 인간의 삶을 바꾸겠다는 ‘산업혁명’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대량 생산된 제품들은 조악하기 그지 없었고 이에 윌리엄 모리스를 비롯한 학식있는 예술가들이 사람들에게 수공예가 지닌 아름다움을 기계가 빼앗아가지 않게 하기 위한 미술공예운동을 벌입니다. 이 때 등장한 예술 사조가 아르누보(Art Nouveau)입니다. Art(예술)와 Nouveau(새로운)의 조합으로 한마디로 Art New죠.
인간을 향한 사랑에서 시작하여 인간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자연을 모티브로 한 새로운 양식이었습니다.그리고 ‘Art Nouveau 아르누보’는 세기를 지나 시대에 따라 모습을 바꾸면서 현재까지도 회화 및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하나의 예술양식을 지칭하는 단어가 됩니다.
90년대 중반엔 우리나라에도 ‘New’의 열풍이 붑니다. 어떤 제품이든 이름앞에 ‘New’ 가 붙은 새로운 제품으로 쏟아져 나왔죠.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능을 더했다거나 디자인이 바뀌었다든가 등을 이야기하며 가격을 조정하고 출시되었습니다. 당시 자동차 브랜드도 다 '뉴'를 붙이고 새롭게 출시되었죠.‘뉴 그랜져’,’뉴 소나타’,’뉴 코란도’ 등…
그런데
그 옛날 ‘Nouveau’는 지금도 살아있는데
우리나라의 ‘New’는 다 어디로 갔을까요?
브랜드에 관해 궁금한 것을 댓글에 남겨주시면 그 주제로 글을 쓰겠습니다.
댓글 올려주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