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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아 Jan 04. 2017

자신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습니까?

자기 망각 속에서 탈출하는 법.

'나'에게는 '냉정'하게 '남'에게는 '관대'하게.


당신의 '강점'과 '약점'을 명확히 알고 있는가?

당신은 당신 스스로의 능력에 비해 너무 높은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한계를 극복하겠다며 무모한 도전들에 시간 낭비를 하고 있진 않은가?

당신의 개인적 혹은 직업적 목표가 다른 사람들의 필요와 욕구에 종속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어느 순간 무모한 목표들을 향해 무작정 달려가다 보면 감정에 영향을 받기 시작하다 스트레스로 지치고 분노하게 된다. '자격지심'과 '열등감'에 똘똘 뭉쳐 자기비하의 나락으로 빠진다.

출처 : https://brunch.co.kr/@ansyd/48

몇 년 전 우연히 한 교육생을 만났다. 그녀는 이상하리만큼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었다. 대화할 때 눈을 마주치지도 못했고 질문해도 대답할 줄 몰랐다. 그리고 늘 땅을 보고 걸었다. 꼭 개인적으로 대화해 봐야 할 것 같아 먼저 말을 걸었다. 그녀는 강사를 준비하고 있다 하였다. 그러나 조금 냉정하게 그녀는 강사가 될 수 없을 것 같았다. 사람의 한계에 대해 섣불리 속단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그녀는 그 당시, 강사가 되는 일이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대인관계를 하는 방법부터 배워야 했다.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어찌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하겠는가.


대화 끝에, 그녀의 과거를 알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했고, 한부모가정에서 자란 것도 모자라 함께 사는 이모의 학대가 있었다. 드러난 정황은 그러했으나 그 사실은 인정하면서 정작 본인 스스로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지 않았다. 곧 유명한 강사가 되어 보란 듯이 잘 살 수 있다는 복수가 바탕이 된 극단적 목표가 숨어 있었다. 오랜 대화 끝에 조심스레, 병원 혹은 상담센터의 도움을 받아 치료를 받아볼 것을 권유했다.


위의 사례는 본인이 겪은 아주 극단적 사례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자신을 인정하고 스스로 병원을 찾아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면 분명 세상에 영향을 주는 훌륭한 강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현재 상태로는 강의를 한다 해도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녀의 몸과 마음이 매우 건강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인정하지 않았다.


타인의 이야기 말고 내 이야기를 좀 해볼까?

출처 : 구글이미지

나는 12년 차 서비스 강사다. 누군가 지나가다 '저기요 언니~'라고 부르기만 해도 급방긋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장착되어 있으며 곧 '뭐 필요하신 거 있으세요?'가 튀어나오는 친절한 사람.


우연히 한 곳에서 심리검사를 받게 되었는데 그 상담자님께서..

'강사님 그동안 많이 힘드셨겠어요. 이렇게 내향인 분이 외향인 척하고 사셨으니..'

누군가 망치로 뒤통수를 때리는 기분이었다.

'응? 내가 내향이라고...?' 인정할 수 없었다.  

그분은 말을 이어나갔다.

'어쩐지 너무 과하게 밝다는 생각을 했어요..'

'........'


부랴부랴 가장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가 내향형이래. 이게 말이 되냐? 푸하하.. '

잠잠히 듣고 있던 친구는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응, 정아야 나는 네가 내향인 줄 알고 있었어. 네가 네 스스로를 외향이라 가두고 살았던 거지'

'.........'


며칠 동안 나는 고민에 빠졌다. 심각하게 정체성에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물론 내가 '내향'이든 '외향'이든 꼭 어떠한 고유명사로 정의 내리지 않아도 괜찮았다. 하지만 나는 그때부터 ' 나는 누구인가? ' 에 대한 생각과 더불어 조금 더 예민하게 나를 살피기 시작했다.


'어쩐지 강의 끝나고 나면, 집에 와서 꼭 혼자만의 시간을 꼭 보내야 에너지가 채워지더라..'

'많은 사람들 속에 있는 것보다 혼자서 책을 보든 사색을 하든 글을 쓰든 그런 시간들이 더 좋더라니..'

인정을 하고 나니 곧, 마음이 편해졌다. 내 에너지가 채워지는 방법을 발견하고 나니 나는 어느 새 그것을 매우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이후로는 강의할 때 내 실제 감정과 무관한 '전시적 감정'을 써야 하는 상황에서도 크게 공허함이 오지 않았다. 혼자만의 휴식으로 그 공허함을 메우는 나름의 방법을 터득했기에...



" 당신은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습니다. 노력하면 무엇이든 다 가질 수 있어요! " 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말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내가 누군지 정의하는 것' '내가 진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사색이다. 세상에 없는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의 창조력도 결국 내가 지금 여기 존재함에 탄생되는 것이지 않은가?


철학자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영화 <더티 헤리>에서 ' 사람은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한다. 자기가 잘하는 걸 집중해서 했을 때 더 큰 효과가 난다. 사람의 뇌가 그렇게 생겼기 때문이다. 당신은 비현실적인 목표를 추구하느라 시간과 돈과 정력을 낭비할 수 있다. ' 고 하였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당신의 꿈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가진 그 꿈은 반드시 자신 안에 숨겨져 있는 잠재력과 연결된 것이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강점이 늘 당신의 성과와 연결된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분명 자신의 재능과 자신이 가진 열정의 접점을 찾는 순간 이 둘은 서로 폭발적인 시너지가 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하자. 그동안 당신이 정의 내린 '당신이란 사람'은 어쩌면 잘못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걸 늘 염두에 두자.


출처 : 구글 이미지


- 소개팅을 50번 했는데 애인을 만날 수 없었다.

- 면접을 50번 봤는데 자꾸 떨어진다.

- 사람들이 자꾸 나를 피하고 비난한다.


출처 : 구글이미지


이유는 밖에 있지 않다. 내 안에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고 주변인들에게 묻자. 불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쏟으며 살고 있지 않은지 점검하고 또 점검하자.


나에 대한 사색과 냉정한 통찰의 과정은 매우 힘들고 고독하겠으나 어쩌면 앞으로 나를 더 소중하게 보호하는 방법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당신과 내가 오늘보다 내일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바라는 마음으로..


2017.1.4 새벽 2시... 저장 그리고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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