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코아빠 May 19. 2020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

The Star-Spangled Banner (1991)

미국의 애국가인 The Star-Spangled Banner.


이 곡을 휘트니 휴스턴이 부르지 않았다면 그저 아무런 감흥을 느낄 수 없는 미국의 애국가(愛國歌)만 여겼을 것이다. (솔직히 남의 나라 애국가에 왜 감흥을 느끼나)

그러나 휘트니 휴스턴이 불렀기 때문에 이는 단순한 외국(外國)의 국가(國歌)라는 개념을 넘어서서 휘트니 휴스턴의 또 다른 싱글곡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미국이 걸프전쟁을 수행하고 있던 1991년 1월 27일. 그 해 열린 슈퍼볼의 개막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기 위해 초청된 휘트니 휴스턴은 그야말로 엄청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당시 슈퍼볼 개막은 플로리다 주의 탬파 스타디움에서 열렸는데, 아무래도 미국이 걸프전쟁이라는 국가적 위시 속에서 열린 행사였던만큼 애국심도 고취되어있던 때였다.

그러나 그런 요인들을 제거하더라고 휘트니 휴스턴의 목소리와 성량은 그야말로 끝내주는 수준이었다. 이 노래가 미국의 애국가라는 사실을 알든 모르든 다소 엄숙한 느낌의 새로운 싱글곡이라고 정의해도 좋을만큼 빼어난 실력을 보여준다.


휘트니 휴스턴이 부른 The Star-Spangled Banner는 음반으로도 발매되었는데, 빌보드 주간 20위까지 올라갔을 정도로 높은 흥행을 보였다.


그리고 휘트니 휴스턴은 해당 음반의 판매수익을 모두 미국 적십자사에 기부하여 걸프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을 위해 사용되었다.


외모만큼이나 아름다운 휘트니 휴스턴의 마음씨를 느낄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 그리고 정확히 10년 후인 2001년. 우리는 9.11테러라는 인류역사의 비극을 겪게 된다. 이 때 휘트니 휴스턴의 이 곡이 다시 재발매되었다.

이 때는 빌보드 6위라는 기적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게 되며, 6위라고는 해도 그 판매량은 엄청나게 많아서 플래티넘 인증을 RIAA(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 전미음반협회, 全美音盤協會)로부터 받게 된다.


그리고 해당 음반의 판매수익은 9.11 테러때 민간인들의 구조를 위해 희생된 소방관들에게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전액 기부되었다.


실제로 이 때 희생된 소방관들의 숫자는 무려 343명이나 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휘트니 휴스턴의 이러한 행동은 국적과 인종, 민족을 넘어서 누구라도 칭송할만한, 당연히 칭송받아야 하는 숭고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국적과 인종을 떠나서 소방관들의 희생은 그 자체로 숭고하다.)


듣다보면 미국이 부러운게 바로 이점이다. 그들은 자신의 국기, 국가도 상품으로 만들만큼 뛰어난 스토리텔링 능력을 가졌다. 그리고 강요된 애국심이 아닌 자발적인 애국심이 우러나오게 한다. 어거지로 K-애국심을 강요하기 보다는 우리 버전의 휘트니 휴스턴이 필요하다.


물론 휘트니 휴스턴 같은 위대한 가수에게 더 대단한 노래들은 많다. Greatest Love of All이나 How Will I Know, Saving All My Love For You 등 역시 훌륭한 노래들이다.

그러나 굳이 필자가 이 곡을 지면을 할애해 넣은 이유는 한 국가의 국가를 위대한 싱글송으로 탈바꿈시킨 휘트니 휴스턴의 능력. 설령 음반판매수입을 기부하지 않았다고 해도 뭐라고 할 사람이 하나도 없다.


그것도 개인의 사유재산이고 누가 뭐라고 하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명을 희생해가며 타인을 위한 행동을 하는 소방관들을 위해 귀중한 음반수입을 스스럼없이 내놓았다는 점은 그를 뛰어난 목소리의 가수이자 동시에 인격적 면모까지 다 갖춘, 미국의 디바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Greatest Love Of All을 들으며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실력에 눈물이 나온다면 The Star Spangled Banner를 들으면 그 숭고한 마음에 눈물이 나오게 된다.


*참고. 필자의 개인적인 소망은 휘트니 휴스턴 버전의 Star Spangled Banner를 휴전선 넘어 북쪽 동포들에게도 들려주고 싶다. 휘트니 휴스턴은 정말 남북이 공유했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더 코데츠(The Chordettes)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