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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코아빠 Jun 07. 2024

대학 1학년 때 노후연금을 들다

억대연봉없이 10억 만들기 도전기

앞서 CHAPTER 2에서 펀드투자를 시작했다고 했다. 그 때가 2005년 3월경이었다. 3월 중순 이후, 필자는 대학 동아리에 가입하게 되고, 선배들과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한창 삼겹살과 소주로 흥을 돋구고 있었을 대, 한 선배가 시끄러운 와중에서도 옆자리에 앉은 몇몇 신입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노후를 지금부터 미리미리 대비하는 게 좋아


그냥 툭 던진 말이었는지, 정말로 후배들을 위하는 말이었는지는 몰라도 이 말은 당시 필자의 뇌리에 깊게 박혀있었다. 


솔직히 필자는 노후를 대비한다고 하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필자의 부모님은 두 분 다 학교 선생님이셨는데, 얼마 되지 않는 작은 급여로도 자녀를 부양하고 노후는 연금으로 대비했다. 


그렇다면 서울에서, 인서울 대학을 다니고 대기업이나 우수한 중견기업에 입사해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50대 중반이나 정년인 60살에 퇴직을 하게 된다면, 국민연금까지 포함하여 노후걱정은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직장을 다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초봉 5~6천은 우스운 수준이고 초봉이 7~8천을 주는 회사가 수두룩하는 마당에, 30대 후반~40대 직장인들 1.5억 내지는 2억 가량 받는 것도 주위에 널리고 널린 상황에서,


노후대비를 위해 안정적인 공무원을 한다는 것은 이미 이 당시에도, 이 글을 쓰는 2024년에도 말이 안되긴 했다. 하지만 대학때는 그런 것을 잘 몰랐고, 공포마케팅에 쉽게 노출되었다.


물론 2005년 당시의 급여수준이나 1인당 GDP는 필자가 이 글을 쓰는 2024년에 비하면 적기는 하다. 하지만 당시의 직장인 급여 수준도 그리 낮지만은 않았다. 


당시에도 한국투자증권과 같은 증권회사들은 남자직원평균급여가 7~8천만원에 육박했다.


 이미 2001년 이후부터 증권사들은 남자직원평균급여가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표적 제조대기업보다도 월등히 높았기에, 


‘졸업하고 증권사 가면 노후 걱정할 필요 없지 뭐’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이다.(1학년때는 마음만 먹으면 다 될줄 알았다)


 그리고 서울서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 최소한 학교 교사보다는 연봉에서 차이가 크게 날 것이고, 보통 15년차 회사원의 연봉이 6~7천만원대라고 알고 있었는데, 30년 경력의 중고교 교사 연봉이 6천만원 수준이었다는 걸 감안한다면 노후준비를 크게 할 필요가 없을 거라고 결론지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주에 펀드 때문에 은행에 갔을 때, 문득 술자리에서의 말이 떠올라 은행원에게 말을 건네보았고(나에게 펀드를 팔았던) 은행원은 즉시 관련 상품을 필자에게 추천해주었다. 


필자는 돈을 아주 많이 받는 좋은 직장에서 사회생활을 할거라고 확신했지만(1학년때라) 혹시나 하는 생각에 변액연금상품에 가입하게 된 것이다. 


월 10만원을 불입하면 되고 계약은 20년이었다. 20년 동안 꾸준히 불입을 하면 2045년 이후에는 자체 운용을 통해 만 60세가 되었을 때 연금으로 수령하게 되는 것이다. 


비록 은행입장에서는 좋은 호구였는지, 현명하게 미래를 내다보는 청년으로 보았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투자를 통해 필자가 깨달은 점은 최대한 빨리 미래를 대비하는 것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변액연금에 대한 투자결과는 좋지 못했다. 2005년 4월부터 2015년 7월까지 10년 3개월간(개월수로 하면 무려 123개월) 매달 10만원씩 투자를 하였으니 총 투자원금은 1230만원이다. 


하지만 2015년 7월 말. 해약을 하고 모든 수수료를 제외한 해약환급금은 총 1330만원으로 10년간의 투자에서 고작 100만원의 이익을 얻은 셈이다. 


이를 수익률로 환산하면 총 9%의 이익을 낸 것이다.(10년간의 투자에서) 연간 0.9%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적어도 경제신문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극심한 경제불황과 인구고령화로 잃어버린 20년을 맞이했던 일본의 연간 경제성장률과 맞먹는 성과를 보였던 것이다.


 더욱이 해당 연금보험은 주식이 50%네 투자되도록 설정을 해 놓았음에도 이렇게 처참한 수익을 냈다. 보험의 성격상 이익을 낸다기 보다는 


향후 보장성과 운영비용 때문에 보험료로 낸 돈을 주식이나 펀드처럼 수익을 내 돌려받는 것은 장기성 상품일 경우에는 10년 내 큰 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 바로 이런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경제가 어렵다고, 그래서 지출을 줄이기 위해 보험금을 해약한다면 다소간의 해갹환급금은 받을 수 있을지라도 그동안 낸 보험료에 비해 손해를 본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래서 연금보험등의 장기성 상품에 가입할 때에는 정말로 60살 이후에 퇴직을 해서 돈을 돌려받는다는 굳건한 각오가 없다면 돈을 투자하는 것은 자칫 위험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19살 때 보험가입을 했고 그동안 돈을 안정적으로 부어왔다. 그럼에도 미미한 수익을 얻었다. 이 말을 뒤집어본다면 가입기간이 10년 미만으로 짧다면 손해를 보는 것은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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