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마을 좁은 계곡 졸졸거리는 물은 배가 둥둥거리는 수로의 그 물보다 가난합니다.
그러나 맑습니다.
식구들이 두런거리고 동생과 더불어 뒹구는 좁디좁은 그 방도 구중궁궐보다 야속하리만큼 가난합니다.
그러나 맑습니다.
우리네 덕구(dog) 역시 치장으로 끔찍하게 꾸며진 치와와, 푸들, 골드리트버, 알래스카 뮤, 시베리안 허스키보다 촌스럽고 가난합니다,
그러나 맑습니다.
산을 뒤로한 시골 분교는 점심때만 되면 좁은 운동장 서로 차지하겠다며 북적거리는 4,5층 콘크리트 건물 도시학교 보다 심심하고 가난합니다.
그러나 맑습니다.
익명의 그러나 버거운 엽전 두 푼의 숨은 기부자는 구색은 맞춰야 한다며 거만스레 생색내며 떵떵거리는 어리석은 졸부보다는 분명 초라하며 가난합니다.
그러나 맑디맑습니다.
배운 데로 멈춰 기다려야 한다는 우직한 이웃은 한산하며 적막하리만큼 뜸한 그 시간, 효율 내세우며 색맹처럼 빨간색 무시하는, 비웃음 섞인 여유까지 부려가며 지나쳐버리는 헛 똑똑이 보다 가난합니다.
그러나 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