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날이잖아요, 쉬세요!
교사의 날(스승의 날) 교실에서는......
"스승님!"이라니요.
"당치 않습니다"
겸손일까요?
자기 비하인가요?
아니면 현실일까요?
학부모님들 생각은 어떠실까?
학생들은요?
일반적인 사회 통념은요?
5월 1일을 우리나라는 '근로자의 날'로 지키며 그들에게 꿀 맛 같은 하루 휴식을 선물로 제공한다. 물론 그마저도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아 거기서도 차별받는 노동자들(아니 근로자들)은 존재하니 안타깝긴 하지만 말이다.
학창 시절 신성(神聖)하다 배운 게 확실하다. 그런데 그 '노동'이란 용어 사용을 극도로 꺼리는 이상한 현상이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 있는 까닭을 지금도 이해할 수 없음엔 변화가 없다.
세계가 5월 1일을 노동절(May Day)로 기념하며 '노동'을 하늘이 내린 소명(calling) 삼는 흐름에서 우리만 노동절이 아닌 근로자의 날이란다. 이유가 뭘까?
심오한 철학이 깃들어 있음도 아니고 오로지 북한을 의식하는 이념 편향의 고정관념 결과임을 누구라서 부정할까? 마음이 편치 않다.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세대들을 가르치는 고급스러운(?) 일을 감히 노동으로 결코 격하시킬 수 없다며, 조선시대 반상(班常)의 등급에서 아래쪽에 분류될 수도 있는, 오해의 소지는 아예 차단해버리자는 의도는 아닐는지.
그러기에 교사는 언감생심 노동자는 될 수도 없으며 교육 활동 또한 어찌 노동이겠냐는 논리이다. 교사들의 노동조합 결성이 대명천지 민주주의를 구사 중인 2022년에도 불법임이 웅변하고 있다.
의견이 갈릴 수도 있기에 교사들 중에도, '아니 왜 우리를 노동자로 격하(?)시키려 하느냐'며 고상한 지위를 꼭 누려야 한다는 부류도 있을 테니 해결이 쉽진 않을 테다. '노동자이고 싶지 않다'며 노심초사하는 교사들의 의견 역시 존중되어야 함을 부인할 순 없지 않은가.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며 유교적 전통에 근거, 존경(?)의 마음을 담아 5월 15일을 소위 스승의 날로 지키고 있다. 상황이 그러하니 '노동절을 원하세요?' 아니면 그래도 '스승의 날이 유지되길 바라실까?' 우문(愚問)에 현답(賢答)을 기대해 본다.
요즘도 스승의 존재를, 또 스스로를 스승이라 높임 받길 바라며 믿는 이 있긴 할까? 물론 이 날은 학교에서도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생략하거나 쉬는 날로 삼으려 해도 구성원 모두의 합의 절차가 필요하기에 쉬운 일도, 기대하는 바도 아니다.
교실문을 열고 들어서기 무섭게 아이들은 진정성 반, 놀이 반 섞어서는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부르기 시작한다. (실제로 은혜가 하늘 같다 생각할까?) 이미 칠판에도 매 시간 담당 과목 교사 이름만 바꿔가며 사용할 밑그림이 그려진 상황이다.
그렇게 뻘쭘하게 서서는 그 노래가 끝나길 기다린다. 다음 순서는 이미 정해진 대로 반장이나 부반장이 카네이션 한송이를 달아주며 '선생님!(아니 스승님), 스승(선생)의 날 축하합니다"를 건네니 감사하게 축하를 받는다.
이후 진행될 상황은 명약관화이지 않은가? 수업이 진행될 분위기는 결코 아니다. 아니 수업이라도 할라치면 이미 그 교사는 학생들의 기분을 전혀 파악 못하는 세대차가 엄청난 꼰대 축에 끼어야 하는 불명예(?)를 감수해야 한다. 수업한들 제대로 효과나 발휘할 수 있었을까?
이렇게 소위 스승의 날, 5월 15일은 본의 아니게 수업을 못한 채 아니, 하지 않은 채 하루를 쉬게 되고 말고이다. 마치 노동절 혜택, 하루 휴식을 누리듯 교사 본연의 과업인 수업을 안 해도, 아니 못해도(?) 된다. 결국 하루 쉰 것이 되고만 꼴일까? ('그래도 그게 어디예요. 없는 것보다 낫잖습니까? 복에 겨운 소리 좀 그만하란다)
보다 현실적인 상황이 고려된 날이 만들어져야 할 때가 되었다. '스승의 날'이든 '교사의 날'이든, 아니면 또 다른 이름의 날이든 말이다.
우선 선행되어야 할 전제는 학생들이나 학부모들, 나라의 교육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할 뿐 아니라 존경하는 마음이 선행되어야 함은 두 말할 여지조차 없잖을까?(존경받을 짓도 못하면서.....)
때문에 두렵기도 하고 자신감도 충만하지 못해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이 날 즉, '스승의 날' 없었으면 싶다. 그런다고 세상이 눈 하나 꿈쩍할 것 같은 가.
존경은 애초부터 바라지도 않았으니 그러려니 했지만, 온갖 비속어로 자녀들 앞에서 무시하는 듯한 일부 학부모들의 처사는 교사의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한다. 전혀 이상하지도 않은 보편적 상황이 돼버렸잖은가 (좋은 게 좋다고, 좀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안 될까 라지만......)
스승이 존재하지 않는 현실이다. 그림자 역시 없을 테니 밟고 안 밟고는 논외일 뿐이다. 새로운 관계 정립이 필요할 때, 고민을 시작함이 맞는 해결책 아닐까?
"아니! 지금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쇼"
"여전히 존경하며 그림자조차 밟지 않으려 조마조마 조심히 찾아뵙기도 하며 그리워하고 있는 데 도대체 어느 나라에서 온 사람이길래 이런 헛소리(?)를 함부로 해 대십니까?"
이런 반응과 격려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는, 그런 희열을 꿈에서라도 한 번 만나 봤으면..... 꿈이 너무 야무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