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 말을 잘 듣지......

뭔가 들고 다니길 지독히도 싫어하는 한 사람

by 박점복

날씨의 심사(心思)를 누가......

부린 객기 보기 좋게 '문전박대'다

올 똥 말똥 수상하여 도리 없긴 했지만.


떡하니 우산 팔목에 걸고.

신사(紳士) 품위 갖췄는데, 왜?

불길함은 스멀스멀 여전할까.


아직은 안 내리겠다는 '비'

쫄래쫄래 빠진 모양새

미운 톨 신세, 우산과

기싸움 팽팽하고


튀어나온 입, 애꿎게 아내를 탓한다.

"뭐랬어. 안 가져간다고 그랬잖아!"


젖은 생쥐 몰골 면한 게 누구 덕인데

그래도 헛기침으로 허세는 여전, "흐흠, 어흠"


비라도 왔으면 뭐랬을까나?




들킬세라 혼잣말이다

'아니 뭔 놈의 비가 시도 때도 없어......'

머쓱해서는 괜스레 멋쩍어하며.


혹시 모르니 준비하라던 우산,

한 번에 두 가지? 멀티(multi)는 량 초과

그렇게 떠나보낸 게 벌써 몇 개째인데

'비 좀 맞지, 뭐! 까짓것'


참았던 울화 토해내듯 쏟아붓는다, 오늘따라.

'못 이기는 척 들고 나올 걸 그랬나'

때늦은 후회 꼴좋단다, 생쥐마저.

'꼭 안 들고 나올 땐 이러더라, 이 놈의 비가'


집에 쌓인 게 우산인데, 또 사?'

고민하며 기다려봐도

더는 못 참겠는지

비도 해볼 테면 해보란다.


얼마나 걸었을까 언제 그랬냐며, 뚝!

화창하게 맑아서는

새로 산 우산이 불평을 긁는다

변덕엔 당할 장사 없다며


'나쁠 거 없다는 데, 아내 말 들을 걸 그랬나......'


안 풀리는 것도 정도는 있어야지, 원!

머피(Murphy)는 하필 그놈의 법칙은 왜 만들어서는,

(Anything that can go wrong will go wrong)

인생사 다를 바 없다는데 그래도 교훈은 얻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