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떠난다니 마음 한 구석이......
여름아! 너는 잘못 없어
어른이 돼가지고도
투덜투덜 얼마나 미워했니
남들이 보면 마치 네가,
돌이키지 못할 대단한 죄라도 지은 양
미안해!
더우면 덥다, 안 더우면 또 안 덥다,
입은 벌써 댓 발이나 나왔었잖아
그놈의 까탈스러운 비위까지, 참!
"어쩔려구 이렇게 푹푹 찌냐"
"끈적끈적 후텁지근 한 건 또 뭐고"
도리 없는데 기다릴 수밖에
선선한 바람
훅하니
밀고 들어선다.
싸한 한기(寒氣)
불쑥 쫓아와
대비 못한 살갗에 힘 있게 부딪히니
구시렁거렸던,
좁아터진 속내
금세 '헤헤'거린다.
들켰을까나?
언젠간 그럴 줄 알았지만.
가겠다니 그제사 못 이기는 척
'더움'이 벌써 보고 싶다나.
'빨리 가라구!'
눈길 한 번 안 줄 땐 언제고.
"쯧쯧쯧!
어쩌다 저런 중병(重病)에......
치료제가 그래도 있으니
'감사(感謝)'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