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패 당하고 난 뒤......

by 박점복


안면과 복부를 향해 속사포처럼 정신 차릴 틈도 없이 달려드는 원투 스트레이트와 어퍼컷 공격에 벌러덩 나자빠져서는 그로기 상태로 비몽사몽이다. 간신히 일어나 본들 심판의 카운트는 감정없이 계속될 뿐이고.


이번 라운드는, 시합은 패배를 추수르고 원인을 따져 볼 발판으로 삼는 게 현명한 처신이리라. 오기와 우격다짐 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 자칫 재기의 기회 마저 송두리째 빼앗길 수 있다는 두려움까지.


높다란 사각 링의 천정 조명도 희미하게 눈에 들어 오기 시작했다. 주변의 안타까운 탄식도 귀에 쟁쟁거리고.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실은 바늘 허리에 메어서는 결코 쓸 수 없다.


한 방도 아니고 연속해서 날아든 두 번째, 세 번째 펀치까지 맞고 말았으니 일러 무엇하겠는가? 휘청휘청 일어나 보겠노라 서두르는 것처럼 무모한 일은 없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잖은가.


삶은 예상 여부와 상관없이 몰아치는 주먹에 얼마나 능숙하게 버텨 내느냐의 싸움이다. 적합한 공격 기술 터득 또한 결코 게을리 할 수 없다는 전제 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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