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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훈 May 07. 2019

전문가가 알려주는 제대로 돈 버는 방법-1

부동산 취득

누군가에게나 그런 날이 있잖습니까? 온전히 하루를 아무 소득없는 일로 화가 난 채 뛰어다니다 돌아와서는 털썩 의자에 주저앉는 날. 그런 날. 오늘이 그랬습니다.


발단은 아침에 날아든 카톡 문자였습니다.
"소장님 죄송합니다....."로 시작되어 곤경에 처해있고 어려운 부탁이지만 꼭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제껏 한번도 뵌 적이 없는데다. 연세도, 성함도,어디 사시는지도 모릅니다다.
다만, 저보다 연배로는 짐작하고 있고(가족 얘기를 들어서...), 심지어 제 폰에는 아직 연락처명이 '일욜리모델건으로 전화'라고 입력되어 있습니다.

 

왜 그리 입력되어 있느냐고요? 처음 이 분과 통화한 날이 11월5일 '일요일'이었고 '리모델링'건으로 문의를 해오신거니까요. 상담문의를 자주받다보니, 그리고 전화해서 '궁금한 것'만 물어보고 그 의문이 풀리면 이후 연락이 없는 경우들이 다반사다보니 이렇게 입력해두는 게 버릇처럼 되었습니다.

물론, 두번째 통화나 미팅에서는 성함도 여쭙고 정확한 신상을 받아 제대로 변경을 해두는데, 이번 경우는 그럴 새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얼마전 직장에서 퇴직을 하셨고,아들은 결혼해서 외국에 있는데 딱히 내세울 직업은 없다고 하셨습니다.상황이 그러하니 사시는 아파트를 빼고 이제껏 저축한 자금을 합쳐 4층정도 규모의 건물을 사거나 짓고 싶다 하셨습니다.그렇게해서 1층 정도는 아들을 한국으로 불러들여 장사를 하게 하고(손주가 그립다고도 하셨습니다) 두 분 내외는 맨 윗층을 쓰면서 임대료로 노후를 보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그런데, 이런 일은 잘 몰라서 건물을 보러다니시다 조건이 맞고 마음에 드는 건물을 찾았는데 건축의 전문적인 부분을 문의할 데를 찾다 인터넷 검색으로(SNS였나?)전화를 하게 됐다고 하셨습니다.


마침 일요일이라 유선상으로 들은 건물정보만으로 문의한 사항에 대한 제 의견과 주의사항을 말씀드리고 더 궁금하신 게 있으시면 월요일 전화 주시라고 했습니다. 제가 왜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보통은 그리하고 "더 궁금한게 있으면 언제쯤 전화달라"는 꼬리를 달지 않습니다. 천성이 상냥한 사람도 아니거니와 일상이 그리 한가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더구나 몸값이 저렴한 사람은 더더욱 아닌데 아마 제 부모님 생각이 났나봅니다. 돌아가신 선친은 교장선생님으로 37년 교직생활을 마치셨습니다.     

  

 "절대 일시불로 퇴직금을 타셔서 안된다. 전액 연금으로 하셔라. 그래야 노후에 자식,며느리한테 큰소리 치시며 손주용돈도 마음껏 주실 수 있다"는 저의 신상당부와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저 몰래 퇴직금의 절반을 일시불로 타셨습니다.

그리고 언제고 전원주택을 지으실거라며 대둔산 자락에 땅을 사셨습니다. 20년이 지나도 땅값이 그대로인데 이 애물단지에 심은 고구마를 캐느라 일년에 한번은 몸살을 앓으시는 어머니를 뵐때마다 속이 상합니다.
나중에 땅 산 사실을 알고 부리나케 그 땅를 찾아갔을때 얼마나 맥이 풀렸는지 모릅니다.그리고 선친을 향해 얼마나 화를 냈는지 지금도 죄스러움으로 남아있습니다.
아마 모르긴해도 그 영향이었나 봅니다.
거기다 도심 곳곳에 먹잇감을 찾아 승냥이떼처럼 이런 분들 주변을 맴도는 무리들을 너무나 잘 알아서 제 본성 밑바닥에 깔린 특유의 '정의감'내지는 '곤조'가 더해진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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