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오늘도 버스들이 줄지어 도착했다. 족히 300~400명을 헤아리는 사람들이 먼 발치에서나마 단 한 사람, 그를 보기 위해 찾아 왔다. 언제나 자신을 그들 중 한 명이라 여기는 그로서는 모른 체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모두를 집 안에 들이지는 못하더라도 고맙다는 인사는 하고 싶다.
이런 날을 위해 따로 마련한 무대도 장소도 없지만 앞마당이면 어떠랴.어줍잖은 겉치레나 격식은 오히려 불편하다. 남녀 군중 속에 한 무리의 초등학생들도 끼어 있다. 반갑고 편한 마음으로 눈맞춤을 하며 얘기를 하는데 느닷없이 맨 앞줄에 있던 꼬마가 손을 번쩍 든다.
" 저 궁금한게 있습니다" 그 초등학생 무리 중 한 녀석이다. 2~3학년쯤 됐을까. 목소리가 똘망똘망하니 우렁차다.
"질문 있습니다" 연신 손을 높이 쳐든다.
"뭐가 그리 궁금한대?"
"어떻게 하면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까?" 사람들은 아이다운 질문에 함박웃음을 터뜨린다.
"아...... 이거 너무 어려운 질문인데..... 정치하면서 수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이렇게 어려운 질문은 처음이네. 그래도 뭐라도 대답하지 않으면 니가 실망할테고...허...참 난감하네...."
아이는 그에게서 눈을 뗴지 않는다. 이윽고
"내가 딱 한마디만 해준다면 아주 작은 일 하나를 잘하는게 중요하단다. 그래야 그 다음일을 잘할 수 있고, 그런 것들이 쌓여야 남들을 위해 큰 일을 할 수 있게 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