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이다. 6월 6일... 휴강이다. 며칠 전 조교에게 학과사무실에 연락해 보강일을 잡으라 했다. 학칙상 한 학기에 1번의 휴강은 보강을 하지않아도 된ㄷ는 답변이 돌아왔다. 보강을 했으면 한다는 뜻이었는데... 아이들의 수강 과목과 시간이 제각각일테니 임의로 지정할 수도 없다. 학기 중에 가깝게 지내는 타 대학 MBA과정 교수님을 모셔서 특강을 듣게 하다보니 내 강의 시간이 더 부족해졌다. 식사 대접만 했는데 감사한 일이고 아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건축학과는 5년제다. 예전보다 1년이 더 길어졌다(학교마다 다르지만...) 타과생들보다 1년을 더 공부하는 데 그만큼 가치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더 많은 것을 얻고 졸업하는 지는 의문이다. 손사래치다 4년 전부터 강의를 맡게 된 이유도 타 과보다 1년을 더 보내는 아이들의 기회비용을 생각해서이고, 내 학부 때와 비교해서 커리큘럼에 별다른 차이를 발견하지 못해서다.
오늘 대부분의 시간을 인테리어에 관해 써 뒀던 컬럼을 정리하고 보태서 7편의 글을 밴드에 올리는데 보냈다. 그 밴드도 강의를 시작하면서 졸업생과 재학생, 또는 재학생 간의 느슨해진 고리를 묶어주고 관련 정보와 소통을 위한 창구로서 열어 둔 것이다. 내용들이 긴 편이라 건성으로 읽을까봐 강의한 것으로 간주해 기말고사 범위에 넣겠다는 공지를 달았다. 넣을까 뺄까를 한참 고심했다. 현실과 타협한 결과다. 학점에는 다들 민감하니 주효하겠지만 씁쓸한 고육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