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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훈 Jul 01. 2019

일만시간의 법칙

익히 알고 있겠지만 '1만 시간의 법칙'이란게 있다.
그런데 대체로 '얼마'에 치중한 나머지 '어떻게'에 소홀한 감이 있다. 즉 '어떻게' 1만 시간을 보내야 하는 지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학교나 직장생활을 예로 든다면 동기끼리는 거의 동일한 '1만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누군가는 원하는 바를 이루고 누군가는 그렇지 못하다.
결과적으로 최선을 다해 집중해서 반복하는 '1만 시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여러 분야에서 '장인' '명장' '전문가''고수'라고 일컫는 사람들이 있다.
작고한지 오래지만 오랫동안 일을 같이 했던 목수가 있었다.
내가 만나본 최고의 목수인데 내 머릿속에 구상한 디자인과 느낌을 간단한 스케치로 설명하고 잠시 딴 일을 보다 잊은 것이나 생각이 바뀌어 다시 찾으면 이미 내가 말했던 작업을 기대이상으로 마쳤을 때가 많아 그대로 진행한 적이 한 두번 아니었다.

나는 그것을 최근에 들어서야 오랫동안 반복한 숙련과정도 있었지만 좋은 습관에 의해 구조화된 뇌활동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란걸 알게 됐다.

그의 사수(일을 가르쳐 준 스승이나 선배격)는 일제시대 목수라고 했다.
그래서 정통기법과 원론에 충실했다. 예를 들어 사람이 밟게 되는 부분을 목재끼리 결합해야해서 삐걱댈 우려가 있다면 그는 피스(나사)를 박지 않고 못을 박았다. 그리고 그 부위에 소금물을 부어뒀다. 못에 녹이 슬면 팽창하게되고 단단하게 결속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고무패킹을 끼우는 새로운 시공법이나 더 빠른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구가 나오면 누구보다 빨리 받아들이고 익혀서 시도했다.
대학에서 전공을 했지만 경험은 일천한 젊은 관리자의 의견을 허투루 듣는 법도 없었다.
또한 가장 중요한 덕목이자 장점은 자신의 일인 목공 작업이 전,후의 다른 공정 즉, 전기배선이나 도장작업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 지 예견해서 전체 공정의 시작과 마무리가 머릿속에  청사진처럼 담겨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체계화되고 구조화된 두뇌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축척된 오랜 경험을 데이터 베이스화해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 좋은 습관을 지녔었고 지체없이 실현할 수 있는 구조화된 뇌가 있어 가능했던 것이다.

우리는 때때로 많은 선지식과 쏟아지는 정보를 편의대로 해석하고 단순화시켜 받아들인다. 그래서 자신에게 주어진 결과만을 두고 그 가치를 평가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기도 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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