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성비에 대하여

by 문성훈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다. 야구는 미국에서 인기있는 스포츠다. 야구팬을 대상으로 그들이 응원하는 메이저리그 야구팀을 조사해서 분석해봤더니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10세~12세 때 응원한 팀을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응원하는 경향을 보이더라는 것이다. 그 시기가 한 사람의 정서나 행동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시기라는 반증이다.


두 아이를 키우며 그들이 초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이 여성이었던 적이 있었던지 생각해봤다. 단 한번 있었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즈음 대안학교를 고민했을만큼 공교육에 비관적이었던 내가 비교적 이 사실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그 당시 둘째 아이의 담임이 남자선생님이 배정됐다고 무척 기뻐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초등학교에 남자선생님이 귀하다. 통계적으로도 전국의 초등학교 남선생님 비율이 20%정도라고 한다. 그나마 대도시는 15%정도라고 한다.

그게 뭔 대수냐고 애기할 지도 모르겠다. 대수다. 단체생활을 통해 세상과 사회를 알게 되는 즈음 아이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선생님의 성비가 중요한 이유는 차고 넘친다. '교원 남녀 균형 임용제'가 여성계의 반발에 막혀 공전하고 있다. 그 논리도 나름 분명하고 타당해 보인다.

얼마전 서울대 경제학부가 72년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여성교수를 뽑는다는 뉴스가 화제가 됐다. 부끄러운 일이다. 나 역시 물론 공대였긴 했지만 학부 내내 단 한 명의 여자교수에게도 수업을 들어보지 못했다. 그나마 석사과정에서 여자교수님이 지도교수셨다. 훌륭하고 지금도 존경하는 분이다. 통계적으로봐도 한국 대학의 여교수 비율은 20%정도라고 한다. 초등학교 교사의 성비가 역전된 모양새다. 지적 능력이 성별에 따라 다르지 않을텐데 두터운 유리천정이 가로 막혀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여성계가 정작 주목하고 심도있게 다뤄야 할 사안이다.


나는 젠더, 양성평등,성차별 문제에 그리 깊은 식견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런데 이러한 성비 문제는 우리 모두가 남녀 성별을 떠나서 생각해 봤으면 한다. 지금 누리고 있는 기득권에 대한 집착보다는 불평등한 구조를 무너뜨리는 데 주목해야 발전이 있다고 믿는다. 그것도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 말이다.


누구든 자식의 성별은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

내 자식이 균형잡힌 정서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했으면 하고, 세상에 나아가 능력이 아닌 또 다른 이유로 차별받지 않기를 원하는 부모마음은 다같지 않을까?

최소한 다음 세대를 걱정하고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보다 더 나은 세상을 누리기를 바래야지 어른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일 수록 해답은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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