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말.. 말...

by 문성훈

세상에 떠도는 많은 말 중에 쉬이 건너가지 못하고 도로 방지턱처럼 덜컹거려는 말이 있다.
내게는 사회 지도층, 지식층, 기득권계층이란 말들이 그러하다.


지도층이란 말은 학창시절 교문 앞을 지키고 섰던 완장 찬 선도부원을 떠올리게 한다.
냄새나는 화장실 뒷편, 운동장 구석에서 온갖 구린 짓은 다하면서 서슬퍼런 눈초리로 머리카락 길이를 재고 교복 호크부터 바짓단까지 훑어내리던 선도부원 말이다.
시민이 나눠가진 권력으로 탄생한 민주주의 국가라고 하면서 대체 누가 누구를 지도한단 말인가. 대한민국 역사에 나라를 통채 팔아 먹고 되찾은 나라의 재산마저 곳간 쥐새끼처럼 갉아먹던 자들이 내가 알고 있는 사회지도층이다. 온갖 부정부패와 부조리로 제 잇속부터 챙기고 다른 이들에겐 검약하고 성실해야한다 메가폰 볼륨을 올리던 자들이다.
민초가 앙상한 팔목을 걷어부치고 지킨 땅이고 바다다. 되려 지도와 체벌을 받아야 함에도 반성문 한 장 써내지 않은 그들을 사회지도층이라 부르려면 집에 키우는 강아지를 주인어른이라 불러야 합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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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층 혹은 식자층은 소위 먹물이 찌끄러진 자들이다. 차라리 곰방대 늘어뜨리고 허리를 꼿꼿히 하던 조선시대 유학자보다 못한 이들이다. 바람보다 먼저 눕기를 자처하고 우직한 민초의 등짝 뒤에 몸을 숨기고 시대의 조류에 떠밀려 다니던 흐물한 해초다.
자리를 깔아줘야 앉고 군중이 주목해야 비로소 입을 열던 자들이 대한민국의 지식층이다.
속세의 아귀다툼에 제 자리 만을 탐하고 신선처럼 굴려는 그들을 지식층이라 칭하는 데 결코 동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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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이란 이미(旣) 차지한(得) 권리(權)란 뜻이다. 정작 명심해야 할 중요한 전제가 있다. 어떻게 가지게 된 권리인가하는 점이다.
폭력배가 선량한 상인들에게 거둬들이는 '자릿세'나 '보호비'징수를 기득권이라 하지 않는다.
'정당한 노력과 절차로 차지한 권리'를 기득권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의 기득권계층중 몇 %가 정당한 노력과 절차를 거친 기득권을 주창할 수 있는가. 일본인들의 주구노릇을 하며 그들이 남기고 간 잔반을 거둬들인 것을, 독재권력에 빌붙어 부정한 수단과 독점적 지위로 차지한 권리를 두고 기득권이라 할 수 없다. 그렇게 차지한 그들만의 기득권을 무상으로 세습한 자들을 기득권계층이라 불러서도 안된다.
노름판에서 빌린 돈은 갚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대한민국의 법이다. 불법과 부정이 횡행한 판에서 차지한 그 무엇도 보호받지 못하고 해서도 안된다.
그것이 내가 아는 정의다. 거기에 대해 이 나라의 기득권계층은 '권리'외에 '권력'까지 얹었으니 그야 말로 천리마가 날개를 단 격이다.
그렇더라도 나는 그들의 권리나 권력에 눌릴지언정 인정할 수 없다.
내가 사는 세계에서 기득권계층은 사채업자나 동네 양아치와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리 배웠고 그렇게 살아가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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