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래가 되실래요?

by 문성훈

제가 보는 세상은 술래잡기입니다. 눈 뜬 사람과 수건으로 눈을 가린 술래가 한 방에서 게임을 하는 것이지요.
편을 나눠서 술래잡기하는 세상입니다. 여기에 맹점이 있습니다. 술래가 된 팀은 눈 뜬 팀이 무슨 반칙을 해도 알 수 가 없습니다. 그래서 심판을 세웁니다.
지금까지 술래가 되는 쪽은 언제나 국민 다수인 대중(大衆)이었습니다. 그 반대편에 부와 권력을 독점하는 소수의 상류계급이 존재합니다. 그들은 더 많이 배운 만큼, 더 많은 수단을 가졌기에 눈을 일찍 뜨고 눈을 뜨고 있으니 술래들을 보면서 게임을 합니다. 결코 술래가 수건을 벗어던지게 해서는 안됩니다.
술래가 믿을 수 있는 건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동료들이고 공정하게 반칙을 가려 줄 심판입니다. 그런데 심판인 언론과 검경, 사법부가 눈을 뜬 팀 편만을 듭니다. 그래도 술래인 대중은 알 수가 없습니다.
언론이 말해 주는대로 검찰이 그리고 법이 판단하는 대로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껏 그래왔습니다. 그리 오래되지 않는 과거에 술래들이 이렇게 흩어져서는 이길 수 없겠다싶어 서로의 손과 손을 맞잡고 어깨동무해서 스크럼을 짰던 기억이 있으실겁니다.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우고도 남았지요. 그 기세에 심판들도 잠시 주눅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오늘입니다. 심판을 갈아야겠는데 거부하고 저항합니다. 이제는 눈 뜬 팀과 드러내놓고 한 편이 됐습니다.
다시 또 수건을 두르고 허우적거리며 하루하루를 살아야 할까요?
이제는 눈을 가린 수건을 집어던져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동안 잘못했던 심판들은 갈아치워야겠지요. 과거처럼 믿어달란 말에 다시 속아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모두가 눈 뜬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동안 자신들만이 눈을 뜨고 술래를 희롱하던 무리들과 눈을 마주쳐야 겠습니다. 어둠에 익숙해져, 심판이 불러주는 대로 따르는 어리석은 짓을 너무 오래 해왔습니다. 이제 대한민국도 우리가 주장하지 않아도 다른 나라가 인정하는 진짜 선진국이 될 때가 됐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국가입니다. 국민이 주인입니다.
그래서 국가의 모든 정책과 의사결정이 국민 다수인 대중의 뜻을 쫓아야 합니다. 대중(大衆)은 영어로 Public입니다. 우리의 선술집에 해당하는 영국의 Pub은 'Public House'의 약칭으로 영국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장소중의 하나입니다. 그 곳이 최신정보와 논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정치의 장(場)입니다. 영국 역사에서 하원 역할을 했다고 할만큼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프랑스에는 카페(Cafe)가 그 역할을 합니다. 프랑스 혁명이 논의된 장소도 카페였습니다. 프랑스 정치와 예술은 카페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국 공화당을 떠받들고 있다는 티파티(Tea Party)와 그에 대적한 중도좌파의 커피 파티(Coffee Party) 역시 대중에 의한 풀뿌리정치를 상징하는 운동입니다.
한마디로 주인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는 겁니다. 정치가 곧 일상입니다.
한국에는 아직 그런 문화가 없습니다. 정치는 정치인의 일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지만 차 한잔 마시고, 소주 한잔 기울일 때마다 정치를 얘기했으면 합니다. 그마저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TV를 켜지말고 스마트 폰을 열어야겠습니다.
대한민국은 다행히 인터넷 강국입니다.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공부하고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정보들이 널렸습니다. 뉴스에 귀기울기보다 여러 사람들의 얘기를 보고 듣는 편이 사실에 가깝고 진실에 더 접근하는 방법입니다.
대중이 여론을 일으키고 언론이 알려야 합니다. 언론이 대중을 기만하고 여론을 주도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그렇게해서 사실이 왜곡됐고, 많은 진실들이 감춰져 왔습니다. 잃지 말아야 할 사람들을 여럿 잃었고, 보지 말아야 할 사람을 지금 이 순간에도 보고 있는 고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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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얘기는 신물이 난다거나 여러 사람 모인 자리에서 정치얘기 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선생님은 화장실을 안갈 거라고 믿는 초등학생이나 비 사이로 달리면 우산이 필요없을 거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보는 것만 같습니다.
정치는 피할 수록 고리이자가 붙는 사채와 같고 모를 수록 과잉진료가 적히는 의사의 처방전입니다. 부딪쳐서 해결하거나 캐묻고 공부해서 정당한 권리를 찾아야 합니다.
정치인과 권력층은 대중이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록 여러사람이 모여 정치얘기를 나눌 수록 자신들과 소수의 사람들이 누리고 차지할 몫이 줄어들고 조심스러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정치를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 섥키게 하는 지도 모릅니다. 그들조차도 제대로 모르는 온갖 전문 용어를 동원하고 시정잡배나 주어담을 상스런 언사을 구사해서 대중이 진저리치게 하고 외면하게 하는 이유입니다. 정치와 대중을 떼어놓고 싶어합니다. 많은 진실과 정확한 사실이 드러나길 원하지 않습니다.
특히나 정치권과 언론이 그 본연의 역할를 망각하고 상호견제(相互牽制)가 아닌 상호부조(相互扶助) 관계인 한국에서 시민의 역할은 더욱 중요합니다.
감히 말하건대 무식하고 어리석은 것은 죄가 됩니다.
억울한 희생자를 만들고 범죄를 조장합니다. 희생은 언제나 힘없는 대중이 치렀습니다. 진짜 범죄는 법을 악용하고 법 위에 군림하는 자들이 저질렀습니다. 저는 이런 나라를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억울한 일을 당하고 적법한 범죄에 희생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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