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고래

by 문성훈

울컥 뜨거운것이 목구녕까지 치밀어 오르는 걸 어거지로 삼키는데,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만큼은 어쩔 도리가 없다.

살짝 오한이 느껴지는 것도 같다. 부끄럽다. 어디론가 숨고 싶은데 사죄를 해야만 한다. 수치스럽고 미안하고 죄스럽다.
어른으로서 아버지로서 용서를 빈다.
그녀가 말하듯 그녀 또한 어엿한 성인이란 사실을 위안으로 삼는다면 그보다 비겁한 짓은 없을 것 같다.
조민씨(조국 딸)의 인터뷰를 들었다.

어릴 적 동화책 그리고 영화 속 희미한 기억으로 남은 '모비딕(moby Dick)"의 마지막 장을 덮을 것은 어제 밤 늦게였다.
떠오르는 몇 대목이 오늘 이 인터뷰와 겹쳐 필름처럼 돌아 갔다.

" 수천마리의 상어 떼가 죽은 고래 고기 주위에 몰려 와 고래의 지방을 마음껏 즐겼다...... 아래 선실 침대에서 자고 있던 사람들은 자기 심장에서 몇 센티미터 떨어진 곳에서 상어 떼가 꼬리로 선체를 격렬하게 때리는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뱃전 너머로 내려다보면 상어 떼가 음침하고 검은 물 속에서 뒹굴다가 등이 아래쪽으로 가도록 몸을 뒤채어 사람 머리통만큼 큰 고깃덩어리를 거대한 공 모양으로 도려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상어의 이 묘기는 거의 기적처럼 보인다."
<모비딕 p366>

- 대양을 가로 질러 유유히 자신의 삶을 즐길 뿐인 고래를 쫓는 인간의 탐욕과 끝간데 없는 증오가 지금의 세태를 닮았고, 마침내 선체에 매달린 채 너울을 넘는 고래의 몸뚱아리를 뜯는 상어의 흉폭함에서 몹쓸 어른들을 떠올린다.



"향유고래의 거대한 집단 도는 군집에 대해.... 오늘 날에도 스무 마리 내지 쉰마리 정도의 작은 단체..... 그런 작은 무리를 하학교(스쿨)라고 부른다. 학교에는 대개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거의 전부가 암컷으로 구성된 무리이고, 또 하나는 젊고 힘센 수컷 그래서 흔히 '황소'라고 불리는 고래들로만 이루어진 무리다...... 암고래 학교와 수고래 학교의 또 다른 차이점은 암컷과 수컷의 특징을 뚜렷이 보여준다.
누군가가 '40통짜리 황소'를 잡으면, 가엾게도 동료들은 모두 그를 버리고 달아나버린다. 하지만 애첩 학교의 학생 하나를 잡으면 친구들은 걱정스러운 몸짓을 하면서 그녀 주위를 헤엄치고, 때로는 너무 가까이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다가 자기까지 희생되는 경우도 있다" <p 478>

- 자식은 자신을 보호하려고 희생을 감수하려 들지 모르는 어머니가 걱정스럽다고 했다. 아직도 부모에게는 어린 딸일 뿐이지만 이미 성인이라고 말하는 그녀가 대견하기보다 안쓰러운 건 내가 부모라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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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작은 바대 새들이 아직도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소용돌리 뒤를 울부짖으며 날아다녔다. 음산한 흰 파도가 그 소용돌이의 가파른 측면에 부딪쳤다.
이윽고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다. 바다라는 거대한 수의는 5천 년 전에 굽이치던 것과 마찬가지로 물결치고 있었다" <p683>

- 조국의 가족 나아가서 개혁의 바램은 작살 하나로 부족해서 창을 던지고 쑤셔박은 창을 후벼파서 분출되는 피때문에 목숨을 잃는 파국을 맞게 될지 아니면 물결치는 역사의 바다 속으로 침몰하는 포경선의 최후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사실은 고래가 멸종되는 날 인류만이 살아남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ㆍㆍㆍㆍㆍㆍ< 인터뷰 요약>ㆍㆍㆍㆍㆍㆍㆍ

• 24시간 언론이 뒤쫒고 있다... 힘들지 않습니까?
- "그게 그 분들 직업이니까요".

• 본인이 기소되고 고졸이 된다면?
- "정말 억울하죠. 제 인생 10년 정도가 사라지는 것이니까요.... 시험은 다시치고.... 의사가 못된다고 하더라도 제 이 사회에서 다른 일을 할 수가 있다고도 생긱을 하고 있고요. 그런데 어머니가 하지않은 일 저 때문에 책임을 지는 일은 견질 수가 없습니다"

• 부모님께 인터뷰한다고 말씀드렸나요?
- "아버지 반대가 굉장히 심하셔서..... 어차피 반하실 거 알 있기 때문에.... 부모님께 제가 항상 어린 딸이기 때문에 걱정이 많을신데 저는 이제 성인이기도 하고 그리고 이 것은 제 일이기도 합니다....."

•이런 가족의 해명을 믿지 않는 분들이 있을텐 혹시 그 분들에개 하실 말씀 있으세요
- "없습니다. 안 했다고 해도 믿지 않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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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누가 진정한 어른인가?

죄없는 고래를 죽이고 그 기름으로 등불을 켜던 시대는 지났다.
그 기름으로 교회안을 비추고 음습한 곳을 비춘다고 세상이 환해지지도 않는다.

고래의 원혼이 우리를 감싸고 있다는 걸 증명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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