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필요없는 것은 없다

by 문성훈

올해 대학생이 된 아들은 기숙사에 있다. 큰 변동이 없는 한 앞으로도 4년간은 기숙사에서 지내게 된다.

요즈음 우리 가족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대화를 가족톡방에서 나눈다. 주로 아내와 아들이 수다스럽다. 연인(?)사이니 이해해야한다. 아주 가끔 의견이 갈리는데 그럴 때면 딸아이가 중재에 나서고 같은 세대라서인지 주로 동생편을 든다.
나는 조용히 아들을 개인톡으로 불러 윽박지르는 쪽이다. "내 여자 울리면 가만 안둬" 그러면 꼬리를 내린다. 아니 내리는 척 엄마비위를 맞춰준다.
먼저 일어난 사람이 대화창에 "굳 모닝!"을 띄우면 하루의 시작이고, 마지막 잠드는 사람이 "굳 나잇~" 을 하게 된다. 아무도 대꾸가 없으면 마지막 잠드는 사람인거다.

오늘 하루는 기숙사에서 뒹굴거렸다고 한다.
1시간 수업밖에 없는 날이란다. '눈팅'전문인 내가 끼어들었다.
"기숙사 좋지? 아빠도 강의가 비면 기숙사에서 뒹굴거렸어"
나 역시 대학 4년간을 기숙사에서 보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타 지방출신에겐 기숙사보다 더 경제적이고 편안한 거처가 있을리 없다.
프라이버시가 보장 안되고, 공동화장실과 샤워장을 써야하며 좁은 방에서 장정 2~3명이 뒹구는 불편쯤이야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대부분 외동에다 초등학교 이전부터 제 방을 갖는 지금의 아이들에게 단체생활과 타인에 대한 배려, 책임감을 키우는데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다. 입학 후 처음 얼마간 늘어놓던 불평이 잦아들고 적응하는 게 느껴진다.

불편할 것이다. 당연하다. 구속을 경험해봐야 자유의 소중함을 안다.
부당한 경우도 당할 것이다. 만고불변한 단체생활의 룰이다. 예방주사격이다.
세상은, 사회는 더 많은 억압과 구속이 따르고 때로는 억울한 누명도 쓰게 마련이다. 어떻게 헤쳐나갈까가 관건이지 아예 피할 방법을 찾는 것은 어리석다.
우리는 문제를 풀 뿐이지. 낼 수는 없다. 우리 역할이 아니다.

아들은 모의고사를 치르고 있는 중이다. 정작 본 고사는 아직 멀었다. 아주 작은 시험에 들었을 뿐이다. 그것도 한 과목에 한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