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유감

by 문성훈

착찹한 금요일입니다.
내일이 토요일이라서입니다. 서초동을 밝혔던 촛불이 어김없이 여의도에 모이겠지요.
날은 어둡고 공기는 찰텐데 깔고 앉을 것이라도 챙기셨으면 합니다.

백만 촛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침없이 휘두르는 검사들의 칼날은 망나니의 그것과 같다지만 허구헌날 민의를 앞세우지 무엇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돔지붕 아래 그들 역시 크게 다를 바는 없을 겁니다.

그렇더라도 민초의 애환과 간절한 바램을 실은 한강 물은 내일도 모레도 여의도를 비껴 영원히 흘러갈테니 언젠가는 이 날을 추억할 날이 오기만을 바랍니다.

우리 모두가 딛고 선 서울.
신영복 선생님이 남기신 '서울'의 '서'자는 북한산을 상징해서 산 모양이고. '울'은 한강처럼 흘러가게 쓰셨다고 합니다.
그 옆에 쓴 한시 한 수가 한기처럼 파고드는 금요일입니다.

北岳無心五千年북악무심오천년
漢水有情七百里한수유정칠백리

" 권력은 권력 투쟁에만 몰두하느라 무심하기 이를데 없지만 한강 물은 민초들의 애완을 싣고 유정하게 흘러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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