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항제 단상 1

by 문성훈

예상은 했었다. 오전이면 덜하려니 서둘러 ktx로 내려왔건만,택시는 안민터널부터 느려져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객이 되어 고향 진해을 찾는다.
중원로터리로 행선지로 말했지만 경화동 근처에 이르러 내렸다. 향춘객들과 뒤섞여 경화시장을 거쳐 경화역 철로를 걸었다. 저녁 약속이니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다시 버스에 올랐다.
무심코 교통카드를 꺼냈는데 무료다. 대접받는 기분이다. 그리 높은 산이 있는 곳도 아닌데 버스안 승객의 다수가 등산복 차림이다.

진해역에 내렸다. 걷고 싶다. 그렇게 남원로터리로 향했다. 늦은 점심을 챙기고 싶어서다. 햇볕은 따뜻한데 바람은 차다. 장어국을 먹을 참이다. 아뿔싸 식당 대문에 손목이 아파 문을 닫는다는 안내글이 걸려있다. 얼마나 고됐으면 그럴까싶기도한데 일부러 찾아온 객은 당혹스럽다.
그래도 '장어국'이다. 메뉴를 바꾸고 싶지는 않다. 근처 또다른 장어국 식당에 전화를 했다. 앞서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는 않다. 오늘은 쉰다고 한다. 이럴 때는 귀에 익은 정겹고 구수한 사투리억양마저 위안이 안된다.
'이럴줄 알았으면 경화시장 골목에서 장어국을 먹을 걸...' 실연당한 사람마냥 터벅터벅 걷다가 도로가 생선구이 식당으로 들어갔다. 분위기가 프랜차이즈점이다. 평소같으면 들르지 않았다.
'진해라 생선은 현지조달일테니 괜찮겠지...' 그래도 내심 불안해서 묻는다
"생선은 뭐가 나오나요?"
"볼락하고 가자미입니다" 다소 안심이다. 서울은 소금에 잰 삼치나 고등어니까... 먼저 나온 밑반찬이 무척 실망스럽다. '그래 생선만 신선하고 맛있으면 돼' 자위하고 있으려니 생선이 나왔다. 볼락이 짜다.가자미는 작아서 되려 먹을만하다. 먹을만하지 맛나지 않으니 아쉽다.
'장어국밥이었으면 과식했을거야. 벚꽃떡도 먹어야하니 차라리 잘됐어' 또 나를 달랜다.

중원로터리를 거쳐 여좌천으로 간다. 중원광장에는 프레디 머큐리 음악이 흘러나오고 노점상들 틈에 탁발나온 스님은 목탁을 두드린다. 박자는 안맞는데 둘다 선명하게 들리는 게 묘한 느낌이다. 교회를 지나는데 교회안에도 천막노점상을 차려놨다.

머큐리는 노래하고, 스님은 목탁을 두드리고, 교회는 노점을 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