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항제 단상 2

by 문성훈

얼굴은 못봤지만 후배되는 이의 작은 딸이 벚꽃떡 좌판을 펼쳤다고 했다.
여좌천 입구라고 했다. 나로서도 생경한 메뉴지만 벚꽃떡과 식혜를 사줄 참이다. 진해역 앞에 세워둔 역사보다 키높은 2층버스가 낯설다.
그런데 사진 속 그 아이가, 좌판이 보이질 않는다. '건너편인가?' 사진 속 배경으로 위치를 추정하는데 없다.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싶어 건널목을 건너고 로망스다리밑을 오가며 기웃거린다. 역시 없다.
후배의 연락처는 있지만 생색 낼 일이 아니니 물어보기도 그렇다. 그저 오늘 재고가 다 팔려서 일찌감치 좌판을 접은 것이면 좋겠다.

언제부터인지 누가 붙인 이름인지 모를 로망스 다리밑을 지나 여좌천으로 간다. 연인끼리, 일행들과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다. 개천을 흐르는 물이 민망하리만큼 옹색하다.
진해여중,진해여고로 간다. 아내가 그토록 그리워하는 그녀의 모교다. 운동장에 주차한 차들로 구도가 안나오지만 사진을 찍어 아내에게 보냈다. 곧바로 "중앙시장에 들러 호박집에서 우동뽂이를 사와달라"는 지시가 하달됐다. 그리는 못하겠다고 했다. 퍼져도 좋단다. 그래도 안되겠노라하고 다시 중원로타리로 향한다.

근처에 흑백이 있다. 그리로 갈 참이다. 여전히 광장은 트로트와 팝송과 각설이타령이 범벅되어 흐른다. 노점이 내다놓은 바베큐 드럼통에 돼지 한마리가 큰대자로 누워있다.
'특색있는 상품이 아니라면 노점을 허용하지 말았으면...그러면 가뜩이나 힘겨울 식당들이 이 참에 호경기를 맞지 않을까? 장어국집도 문을 열고...'

뜬금없는 생각으로 걷다보니 흑백에 다다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