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는...

by 문성훈

돌아보면 지난 2019년의 후반부는 스스로 칭찬할만 했지 싶습니다.

누군가를 원망하고 미워하는 것만큼 사람을 지치고 황폐하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요.
선,악은 없고 성숙과 미성숙, 서로 다름이 있었을 뿐인데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했고, 허탈해하며 주사부리듯 넋두리를 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했습니다. 그 분노가 내게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넋두리로 허송 세월을 보내지는 말아야 겠다며 다잡은 후반부였습니다.

저는 '성찰'이라든지 '사색'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습니다. 대신 '반성'이나 '생각'이라는 말로 대신합니다.
이 나이되도록 뭘 하고 살았는지, 앞으로는 어찌 살아야 하는지 헤매는 제 주제에 너무 과분한 말들이어서입니다. 이미 파악하고 있어야 할 '자아 정체성'조차 어떤 때에는 오락 가락하니 말입니다.

선장출신의 기업가 김재철회장이 한 말이 생각납니다.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선박이 표류하지 않기 위해서 선장이 가슴에 새기고 있어야 할 세 가지 철칙이 있다.
1. 현재의 좌표(위치)가 어디인지.
2. 그 배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의 좌표가 어디인지
3.항로를 제대로 잡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다.
이 세가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배는 목표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지금 나는 내 삶의 어디쯤에 있는지 , 어디로 가려는 지,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한 해를 보내려고 합니다. 내가 알고 있었던 -혹은 그렇다고 믿었던- '나'를 멀찌감치 떨어뜨려놓고 담담하게 마주하려고 합니다.

집중이 필요하고 몰입해야 성과가 나는 작업이겠지요. 어떻게 해야 몰입할 수 있을지는 이미 미하이 칙센츠미하이가 희망적인 격려를 해줬습니다.
"세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명확한 목표를 가질 것, 하고자 하는 일이 적절한 수준의 난이도를 가질 것, 그리고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 빠를 것입니다. 이를테면 몰입은 일의 난이도가 능력이나 역량과 제대로 부합할 때 발생합니다. 연구 결과, 각자의 능력보다 5~10%정도 어려운 일을 할 떄 몰입 상태에 가장 잘 빠져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너무 쉬우면 지루하다고 느끼고, 너무 어려우면 불안해지고 일 처리 능력이 급격히 감소합니다"
제게는 너무 주효한 지침입니다.

올해에는 밥벌이에 있어서나 개인적인 일에서 목표를 조금 버거울 정도로 잡으려고 합니다. 지난 한해보다는 마음 졸이지 않는 매출을 기록하고, 의미있는 책 한권은 제대로 쓰려고 합니다.
끊임없이 나침반과 지도를 펼쳐보려고 합니다. 부단히 읽고 배우며 글쓰기를 멈추지 않으려 합니다. 저의 나침반이고 항해일지니까요.
그렇게 내 위치와 항로를 점검해서 바라던 목적지로 향해 가야겠지요.

게으름을 피우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고, 정박을 자주 하기에는 갈 길이 멉니다.
그래서 제 배에는 너무 과하거나, 필수적이지 않은 짐들은 싣지 않으려고 합니다.
바다를 주시하되 선체를 때리는 파도에는 호들갑을 떨지 않을 것이며, 우울하고 맥빠지는 얘기와 노래는 되도록 외면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내 목소리가 보태져서 함성이 된다면, 내 응원으로 힘을 얻는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 나서려고 합니다.

부디 내년 이맘때 지난 시간을 아쉬워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이고 주어담지 않으려는 약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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