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나도 모르게 두 마리 개를 키우고 있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선입견과 편견이라는...
언제부터인지 그리고 어떤 연유였는지 정확히 기억할 수 없는 경우라도 분명 계기가 있었을테고 중첩되면서 굳어졌을 거다. 별다른 차이가 없는데도 특정한 회사의 상품을 선호한다면 그 또한 선입견의 영향이다.
나는 세계 굴지의 자동차 회사인 현대자동차를 가져 본 적이 없다. 다행히 계기도 기억난다. 오래전 당시 포철에 다니던 친구가 국내 자동차 회사들 중 현대가 내수용과 수출용으로 구분해서 강판을 가져간다는 말을 듣고나서부터다. 이후에 가격은 둘째치고라도 에어백 사양이나 부품등에서 내수용은 홀대한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나와 현대자동차의 인연은 닿을 수 없었고 그 이미지는 선입견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국산 자동차중에 중고가가 가장 높은 차는 여전히 현대자동차다. 디자인이 비교적 다양하고 우수하며, A/S센터가 많으면서 널리 퍼져있는 영향이 크다. 수리점이 많아서 중고차 선택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중고차 수요가 많으니 당연히 가격은 동종의 다른 회사의 차보다 비싸다. 중고차 가격이 비싸게 형성되니 신차구입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야말로 선순환이다. 세계에 각인된 한국차도 단연 현대자동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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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상품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한국사회를 움직인다는 엘리트층을 분류하는 기준은 각기 다르겠지만 학력으로 보자면 박사출신이다. 그들이 가장 많이 학위를 받아오는 나라는 미국이다. 역사적으로나 정치, 경제적으로 관련이 깊어서일수는 있지만 편중된 정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외국박사중 60%정도가 미국 학위인데 그 숫자 역시 미국내에서 중국, 인도 다음이다. 인구를 감안한다면 이는 놀라운 수치다. 특히 대학 교수중 수도권 주요대학의 국내박사는 10%대인 반면 외국박사 중 80%는 미국박사다. 내가 만나는 대학 교수의 대부분과 정치권, 기업의 중역 역시 대부분 미국에서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에서 공부한 스승은 제자를 미국 대학에 추천하고 그 제자가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의 주류 사회에 진입한다. 주류 사회의 인사들이 미국학위자가 많으니 유학을 미국으로 가고 그들이 다시 돌아와 다시 학계, 경제계, 정계에 진출하는 순환이 거듭되는 것이다. 미국의 좋은 교육 환경에서 선진화된 시스템을 경험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미국 학위자는 대우받는다. 그들이 한국 사회에서 요직을 점령하고 주요 사안을 결정한다. 한국 주류 사회가 친미까지는 아닐지라도 호의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미국이 누리는 초강대국의 지위는 경제, 외교, 군사력뿐만 아니라 교육이라는 숨은 힘이 뒷받침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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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 일각에서는 최초 발병에서부터 이번 COVID19 대책방안으로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를 주장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지금까지 밝혀진 감염경로는 대부분 내국인이었지 중국인이 아니다. 설사 그렇더라도 특정국가 국민의 입국 전면금지는 상당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그리고 WHO는 입국 금지가 감염 방지차원에서 과학적 효력이 없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오히려 밀입국만 부추켜 검역조차 할 수 없는 사각지대가 생긴다는 우려도 있다.
그런데도 막무가내다. 불순한 의도가 숨어있지 않나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정치권이나 언론의 불순한 충동질에 일부 국민들은 다분히 감정적이고 즉흥적으로 동조한다.
늦춰졌다고는하지만 개학이 다가온다. 한국에 유학 오는 외국인의 57%이상이 중국인이다. 대학 재정의 상당 부분을 충당해주고 있기도 하다. 그들이 오히려 입국을 꺼리고 휴학을 고려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감염의 우려보다는 심리적 불쾌감이나 배타적인 대우를 걱정해서가 아니길 바란다.
나는 그들이 한국에서 좋은 경험을 하고 공부해서 중국 사회의 주류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제자 또는 후배가 한국행을 택하고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는 선순환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한국의 미국학위자처럼 중국의 한국학위자들이 많아지고 인정받아 중국 상층부에 친한기류가 형성된다면 그만큼 국력 신장에 도움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