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인가 어리둥절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관계를 끊은 이유를 기억할 수 없어서 그랬습니다. 곧 신천지교인이라서 연락을 끊은 분 중 한 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메신저로 연락이 와서 꽤 오래 대화를 나눴습니다. 제가 오해를 하고 있다며 이후에 오래 고민하다 보내는 글이라고 공유는 하지말아달라고 부탁하시더군요.
이미 결론은 정해진 별 의미없는 대화가 오간 뒤 서로에게 '건강하게 지내시길...'이란 의례적인 마지막 인사말에서만 의견일치를 볼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설득할 이유도 그럴 자격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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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 살면서 타인의 종교를 이유로 인연을 끊는다는 사실이 상대방이 느끼기에는 반지성적일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종교학에 깊은 조예가 없는 저로서는 정통, 사이비, 이단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거나 자신있게 판정할 수 없음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앞서 말한 '종교의 자유'는 그 종교가 속한 사회가 정한 법에 의해 보호받고 규정되어 있다는 것만큼 명확합니다. 종교지도자가 교리와 양심에 따라 행동했다더라도, 신도들의 종교적 신념에 따른 행위였더라도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고 사회 규범을 어겼을 때는 종교법이 아닌 세속법에 강제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병역이 국민의 의무로 되어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교리와 종교적 신념에 의해 병역을 거부하는 특정종교의 신도들을 처벌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병역이 선택인 나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그런데 유난스럽게 우리나라는 세속법이 규정한 '종교의 자유'는 누리면서 그 의무와 책임 그에 따르는 처벌은 피해가려는 책동이 만연합니다.
그 책동은 대부분 한 사람의 부족한 인간일 수 밖에 없는 종교지도자의 한계와 그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신격화 내지는 맹신하는 신도들이 일으킵니다. 여식을 자신들이 다니는 교회로 이끌고 목사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따르게 일렀는데 그 목사가 그들의 여식을 성폭행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법은 목사를 법정에 세울 수는 있지만 어린 피해자를 방기한 부모를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이 법의 한계입니다.
그 한계를 교묘하고 악랄하게 이용하고 피해가려는 종교지도자들이 많다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자신의 재산 전부를 헌납하든 교주나 목사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든 그 또한 개인의 자유겠지만 가난을 감내하고 법규에 저촉되어 처벌을 받는 것 역시 개인이라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신도들의 맹종을 이용해 세속적인 이익을 추구하고 법의 맹점을 돈으로 사려는 종교 지도자들을 엄히 다스릴 수 있는 법은 아직 미비합니다.
일부 종교의 지도자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소득이 있다면 내야하는 세금조차 내지 않으려 하고, 과세의 기준이 되는 수입조차 투명하게 밝히는 걸 극구 회피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조차 신의 이름을 빌어 쓰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수백, 수천억을 횡령하고도 길어야 몇 년 복역하면 풀려나오는 악덕 사업자에 비해 그 돈때문에 가정과 자신의 사업체가 몰락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피해자의 처지는 너무 비참합니다. 지금의 법이 그 악덕 사업자를 살인혐의로 처벌할 수 없는 이치와 같습니다.
지금 한국의 대형교회와 일부 개신교는 신의 명의를 도용해서 개설한 영리를 추구하는 사업체나 다름없습니다. 사업을 해서 번 돈에는 세금이 따라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그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법에 명기해뒀습니다. 몰염치하고 부도덕한 일부 종교지도자들이 신도에게는 가난한 삶을 설파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가난을 두려워하고 부귀영화를 누리며 세습을 시도합니다.
이번 COVID19사태로 더 명료해졌습니다. 공장 대신 교회를 돌려야 수입이 되는 교회들은 예배를 멈추길 꺼립니다. 예배를 중단한 교회마저 온라인 헌금에 매달립니다. 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희안한 장면입니다. 결혼식이나 장례식이 지난 세월 자신이 한 부조를 걷어들이는 창구일 수밖에 없는 서민들이 온라인 계좌를 청첩장에 새기는 이유와도 비슷합니다만 적금처럼 여기고 주변을 챙겼던 사람들에게는 정당한 요구일 수도 있고, 주변 사람들 역시 수긍하고 오히려 이 방법으로 직접 참석하지 못하는 미안함을 덜기도 합니다. 하지만 신의 말씀을 빌어 돈을 요구하고, 경전을 읊는 댓가는 반드시 받아챙겨야겠다는 이들의 삿되고 저속한 탐욕에는 구역질이 납니다.
그래도 종교안에서 그들만의 교리에 따르면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것마저 무어라 할 수는 없습니다. 그 안에서 일어난 일들이 현행법으로는 어쩌지 못하는 것들이고 그 테두리 밖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교리와 언행이 무고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더구나 목숨을 좌우하는 상황에 이르게 한다면 이는 엄히 다스리고 규제해야 할 이유가 됩니다.
자의적으로 경전을 해석해 정기적인 상납을 헌금이라는 이름으로 요구하고, 그 액수로 신앙심을 가늠하길 주저하지 않으며 심지어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거짓을 정당화하는 방법으로 교세를 확장하는 것조차 어쩔 수 없지만 이를 통해 무관한 사람에게 질병을 전파하고 그 사실조차 숨겨서 예방할 수 없도록 방해를 한다면 이는 명확하게 규정된 법을 어기고 공공의 선을 무너뜨리려는 불순한 시도로 반드시 단속해야 합니다.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신들간에 종교를 만들고 다투지는 않을 겁니다. 교리는 국가와 사회의 세속법과 규범에 결코 우선하지 않습니다. 교단의 이익이 공동체의 안위보다 중요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이단이든 사이비든 심지어 정통조차 절대적인 기준이 존재한다고 믿지 않습니다. 이전에는 이단이었다가 정통이 되기도 하고, 정통이었지만 사이비로 전락하는 경우를 봐왔습니다. 이런 판단조차 세력이 큰 집단간에 이뤄진 합의나 이해득실에 따라 규정하고 배척하기를 반복해왔습니다. 신의 판단을 당신의 음성으로 들려주셨다는 얘기를 어디서고 들은 바 없습니다. 감히 거기까지는 누구도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저는 어떤 신앙이든 뭐라할 수 없고 종교의 자유는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그에 따른 책임은 반드시 따르고 그 처벌은 그 종교를 선택하고 행동으로 옮긴 개인에게 물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자신이 따르는 종교가 신천지이든 개신교이든 혹은 다른 종교이든, 예배를 보는 장소가 성전이든 대형교회든 개척교회든 상관없습니다만 그 공동체가 끼치는 해악이 있다면 바깥 세상으로 번지지만 않았으면 합니다. 금전적 피해든 바이러스든 그 안에서만 머물렀으면 합니다. 전도든 포교든 타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면 법으로 강제되어야만 합니다.
비록 그 종교공동체 바깥 사람들에게는 악으로 비칠 지라도 세속법이 미치지 않는다면 음지에서 군락을 이룬 버섯 한 무더기로 내버려둘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식용이든 독버섯이든 그 안에서 번성하고 서로 나눠 먹기를 바랍니다. 다만 그 포자의 해로움이 밝혀진 이상 바깥세상으로 퍼지지 않게 단속해야 할 책임이 정부 당국에 있습니다.
판단이 어렵고 매사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사람이라면 식물도감을 펼치고 심마니의 조언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 그마저도 개인의 자유입니다. 우리 인류가 분류한 식물의 약성과 독성은 모르긴해도 수많은 무모하고 어리석은 희생을 치른 후에야 정리되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