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 메뉴는 고등어구이다. 족히 20년 넘게 찾는 집인데 주로 혼자 다니다 최근에는 동지가 생겼다. 그동안 혼자 다닌 이유는 회사에서 거리가 꽤 멀어서 직원들이 동행하길 주저하기도 하고 대부분 젊은 친구들이라 그리 반기지도 않아서다. 그런데 한 사무실에 비슷한 연배의 지인이 합류하면서 주변 맛집을 검색하고 원정 순례를 한다. 굳이 원정이란 말을 덧붙인 이유는 한 끼를 위해 시간과 성의를 아끼지 않고 멀리 다니기 때문이다. 마치 내일 지구가 망하기라도 할 것처럼 간절한 음식이 있으면 반드시 먹어야해서 주저없이 길을 나선다. 이 고등어구이집도 그 중 한 곳이다. 지금은 나보다 지인이 더 좋아하게돼서 자주 들린다. 둘 다 육류보다는 생선을 좋아하고 잘 담근 김치는 신이 내린 음식이고 나물은 최고의 반찬으로 여긴다. 어머니의 손맛도 비슷했던 모양인지 간이나 양념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도 없다. 자란 환경과 지역,거쳐 온 시대가 비숫해서 그럴 것이란 짐작을 한다.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성격도 사뭇 다른 두 사람이지만 학교가 멀리 있는 시골 등교길 친구가 생긴 것처럼 반갑다. 여지껏 성격 좋다는 얘기를 듣고 살지는 못했다. 까칠하다거나 예민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어떤 식으로 좋게 표현해도 성격 더럽다는 범주에 들어간다. 지금은 그나마 살이 붙어 덜하지만 20대부터 40대까지는 60키로를 유지했으니 체형까지 그런 인상에 한 몫 했을거다. 업무상 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일부러라도 호락호락하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부각시킨 면이 있고, 사적인 자리에서는 숨길 이유가 없으니 있는 그대로의 생각과 말을 하다보니 그리 됐다. 성격(Personality)은 I.Q처럼 천성적으로 타고 나는 것이라 어쩔 수 없다지만 성품(Character)은 후천적으로 다듬고 채울 수 있다니 성품이 그르다는 평은 듣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과학적인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격의 50%는 태어나면서 결정되고, 나머지 절반은 청소년기까지 부모 양육에 따라 형성된다고 한다. 성인으로 독립한 이후 그 양육에 따른 50%를 자신의 경험, 가치관, 철학, 목적에 따라 주체적으로 변화시킨 상태가 성품(Character)이다. 그 성품이 높은 단계에 이르렀을 때 품격을 갖췄다고한다. 그런데 나로서는 타고나기도 하고 양육된 것중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식성이다. 사람들은 어릴 때 식습관이 평생을 좌우한다고들하지만 그마저도 사람 성격처럼 반쯤 맞는 얘기라는 것이 최근의 연구결과다. 사람마다 음식에 따른 선호가 갈리는 건 녹말을 분해하는 효소인 아밀라제 때문인데 이 아밀라제 효소는 부모로부터 물려 받는 유전인자다. 거기에 각 가정마다 밥상에 오르는 식단 구성과 조리법에 걸맞는 식습관이 더해졌을텐데 그 선택 마저도 체내 박테리아가 영향을 주고 있을 것이란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즉, 사람 체내. 특히 그 중에서도 위장관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자기 성장에 좋은 특정 영양분을 소비하도록 사람을 조종한다는 것이다. 결국 맛의 호불호는 아밀라제 효소로 느끼고, 음식의 선택은 박테리아가 결정한다는 것인데 어째 그런 생각을 하면서 식사를 하면 오히려 밥맛이 떨어지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