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과_루즈벨트호

by 문성훈

매생이국을 미운 사위에게 준다는 옛말은 김도 나지않는데 무척 뜨거워서다.

지금 한국의 선거정국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실은 총탄이 빗발치는 전쟁터다.
그래서일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용암 끓듯 뜨겁고 때로는 추악한 불순물도 녹아든다.

막말, 가짜뉴스, 고소, 고발.... 거기에 큰 건더기 n번방까지 선거국면에서 회자됐다. 우리가 n번방의 조주빈을 용서할 수 없는 건 범죄의 악랄함에 더해 미성년자를 포함한 피해자의 정신적 목숨을 끊어놓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런 범죄가 사회에 끼치는 해악은 무척 심각하다. 어린 아이를 비롯한 미성년자나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는 한국 사회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미래를 기약할 수 없게 만든다.
하물며 사회 지도층. 주권자의 대표로 나서겠다는 사람이 저질렀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미래통합당의 막말 퍼레이드에 이어 진해에서도 이런 사건이 벌어졌다.
모름지기 집안 문제가 바깥으로 드러나길 꺼리는 것처럼 고향 얘기라 되도록 삼가하고 싶었지만 70을 바라보는 노인이 제 탐욕을 채우려 젊은이들을 기만하고 악용한 사례라 밝히지 않을 수 없다.

그 탐욕스런 노인은 진해 국회의원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이달곤이다.
그는 지난 3월 말 공개공모한 청년 대변인을 공개공모를 했다.
이후로 별다른 역할을 주지 않다가 선거 막판에 상대후보인 황기철의 흠집내기 의혹제기에 동원한 것이다. 이로 인하여 청년들은 허위사실 공표혐의로 진해경찰서에 고발을 당하는 곤경에 처하고 말았다. 더구나 이달곤은 이미 당내 경선 과정에서 비공개 여론조사를 카톡을 통해 뿌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미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있는 상황인데도 거칠 것없이 이런 퀘퀘한 구태 악습을 저지렀다.
이제는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을 자신의 범죄에 앞장세운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미래통합당이 그토록 비난하던 북한이 한국동란 때 도망치지 못하도록 어린 병사들의 발목을 쇠사슬로 묶어두고 기관총을 안겼다는 믿기지 않는 얘기와 다를 것이 없다.
아무리 국회의원 자리가 탐나고 판세가 불리하다고 이런 짓거리를 해서는 안된다. 그럴리 만무하지만 설사 자신은 당선돼서 4년간 금뱃지를 번쩍이면 그만이지만. 청년들은 대한민국의 앞으로 40년, 50년을 책임질 사람들이다.
패륜 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n번방 조주빈과 이달곤은 한 통속이나 마찬가지다.

아니 자신이 젊었으면서도 이미 시들고 병든 조주빈보다 썩고 넓은 이파리로 그늘을 드리워 어린 싹들을 시들게 한 이달곤이 어떤 면에서는 더 나쁘다.

집안에는 가풍이 있고 회사에는 사훈이 있든 정당에는 당풍이 있다.
차떼기, 총풍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당풍을 따른 것인지 아니면 간악한 파렴치범 MB수하에서 익힌 습성이 몸에 배여서인지 알 수 없지만 간과해서는 안될 말이다.


조용한 선거기간을 맞는 한국과 달리 코로나19로 민주당 경선이 중단된 미국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한국이 매생이국이라면 미국은 뚝배기에 담긴 된장찌게다. 넘칠듯 아슬하게 보글댄다.
코로나 팬데믹이 창궐한 미국에서는 몇주 전 한 명의 영웅이 탄생했고, 이번에는 그가 작성한 한 장의 보고서 때문에 또 들끓고 있다.

"미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호는 필요할 경우 배정된 모든 선원을 태우고 출항할 것이며,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에 감히 도전하는 어떤 적대세력과도 싸워 제압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하지만, 저희는 평화시에는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현재 전쟁 상황에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 명의 선원도 이번 팬데믹의 결과로 불필요하게 잃을 수 없습니다.
질병관리본부(CDC) 규정과 해군행정규정(NAVADMIN) 083/20을 준수하여 비극적인 결과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결단력 있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보고서 요약본이다.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 호(USS Theodore Roosevelt)의 함장 브렛 크로지어(Brett Crozier·사진)가 그 영웅이다.
작성자인 그는 파면당했고, 미국의 국방부와 시민들을 분노하게 했고, 결국 함장의 상급자인 해군참모총장 지명자를 물러나게 하는 대형 사건으로 번진 것이다.
부하 장병을 사랑하고, 진정한 애국심을 가진 용기 있는 함장의 요청서. 2020년 3월 20일로 발송일자가 적힌 이 문서는 워낙 충격적이고 긴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밖으로 유출되었고, 언론사에서 이를 입수해 단독보도를 하면서 단번에 미국 전역에 알려지게 되었다.

기시감(처음 접하는데 이미 본 것 같은 느낌)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리더의 진정한 용기와 결단 그리고 부당한 권력자의 핍박으로 고초를 겪게되고 다시 진실을 알게 된 대중들에 의해 '영웅'으로 떠오르게 된 스토리가 '아덴만의 영웅' 노란리본을 단 해군 참모총장 "황기철:을 떠올리게 한다.

21대 총선에서 극적인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황기철 주연의 "진해 국회의원 선거"다. "영웅"이 출연하는 이 인기있는 드라마를 이달곤이 "막장 드라마"로 변질시키고 있지만 결말은 영웅탄생, 권선징악으로 막을 내릴 것이다.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우리는 오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옳게 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란 말을 남겼다.
나는 이 말을 이달곤에게 전해주고 싶다.

더불어 그의 유병장수를 빈다. 길이길이 인구에 회자되어 그릇된 삶의 사례로 남아주는 것이 그가 다음 세대를 위해 남길 수 있는 유일한 선행이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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