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문성훈

대체로 사람들은 내가 아닌 남이 궁금하다.
나를 드러내는 것보다 남을 들추는 일이 더 안전하다 여기고 흥미를 가진다.
누구나 할것 없이 앞다투어 먼저 알고 -아는 척 인지도 모른다- 말하고 주장해야 관심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곧 잊는다. 언제 그랬냐는듯이 모른체 하고 다시 뒤돌아보는데는 인색하다. 그래야 현명하다고 착각한다.
내 생각을 다듬고 숙성시키기보다 남의 생각을 내 것으로 -혹은 내 것인냥- 포장만 바꾸고는 찬사와 자위를 즐긴다. 생각하기보다 말하기를 좋아해서다.

우리 어깨를 치고 간 수많은 사건과 인물들이 그러했다.
공기 중에 떠도는 수많은 말과 글을 들숨으로 마시고 폐부 깊숙히 들이키지 않은채 날숨으로 내뱉는 호흡에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버끔담배처럼 담배는 피지만 내 폐는 건강하다고 믿는다. 그런데 아니다. 간접흡연이 더 나쁜 것처럼....

나는 세상 관심사. 예컨대 특정 집단의 이익과 욕망이 첨예하게 부딪치는 정치적 사안이나 상대적으로 그 속내를 들여다보는데 한계가 있는 해외 소식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판단하고 인내심으로 지켜보려고 노력한다.

진실은 늘 복잡하고 깨끗하기보다 더러울 때가 많다.
우리는 살아가며 낙엽과 흙이 덮힌 진실의 늪과 마주친다. 누구는 안내판만 보고 피해가기도 하고, 앞장 선 이를 따라 늪 속에 몸을 담그기도 한다.
안내판을 누가 세웠는지, 적힌 문구를 의심하기보다 몸을 더럽히지 않은 걸 다행이라 만족하는 사람들이 많다. 앞서가는 게 중요한 사람들이다. 뭔가를 말하고싶어 안달이 나 있다.

궁금증도, 겁도 많은 나는 늪가에 쭈그리고 앉아있는데 익숙하다.
누군가 나타나 늪을 헤쳐나길 기다린다. 기다리다 지치면 조심스럽게 한 쪽 발부터 담근다.
서두르는 법은 없다. 늪을 몸으로 건너는 사람은 대체로 과묵하지만 말에는 신중함과 무게가 실려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한다. 고마운 사람들이다.

영리한 - 혹은 영리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말쑥하다. 제 몸을 더럽힌 적이 없어서다. 걸음은 경쾌하고 언변은 매끄러워서 어떤 때는 시끄러울 지경이다. 늪을 지나쳐 앞서간 걸 자랑하고 다 안다고 과신한다.
그런데 나는 그들이 어디로 가려는지는 들어본 바가 없고, 제대로 아는 걸 별로 본 적이 없다. 길을 알려주는 것처럼 혹은 위험을 피하는 친절을 베푸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안다. 그들이 스스로의 나약함과 비겁함을 부끄러워하기에 보다 많은 사람들을 자신들의 대열에 끼워넣고 싶어 안달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침묵하는 동조자가 되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비록 만나지는 못했지만 서로의 안부를 물을 수 있게 된 소셜상의 친구들이 나와같은 겁쟁이였으면 좋겠다.
용감하게 진실의 늪에 뛰어들지는 못할 망정 기다리는 인내심은 가져주길 바라고, 큰 목소리로 안내판에 적힌 문구를 읽어줄 바에야 차라리 자신의 행로를 들려주고 우스개 소리를 해주길 바란다.

요즘들어 판단이 빠른만큼 톤이 높은 목소리가 자주 들려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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