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가 거기

by 문성훈

코로나가 암운을 드리우기 전까지 어머니의 외출은 대부분 노래교실 때문이었다.
강남구, 서초구 두 구청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 두 곳 노래교실에 모두 등록을 해두고 다니셨으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어느 날.
내가 전날 찾아가 하룻밤을 자고 난 다음날 아침이었다. 출근하는 길에 당신을 그 곳에 태워 달라고 하셨다.
서초구 노래교실은 신사동 사거리에 있었다. 간장게장집이 모여있는 유흥가 밀집지역 그 중심에 있었다.
기분이 묘했다. 내가 강남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 그리고 이후에도 오랫동안 술자리를 가졌던 동네다. 비록 시기는 다르지만 아들은 밤에 들르던 동네를 어머니는 아침에 찾으신다. 아들이 술에 취해 부르던 노래를 당신은 맑은 정신으로 손뼉을 치며 부르셨을 것이다.
아들의 밤과 어머니의 아침은 그렇게 한 장소에서 엇갈리고 있었다.

누구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이었을 장소나 공간이 다른 사람에게는 잊고싶은 쓰라린 상처로 남았을 수도 있다. 그렇게 퇴적된 시간과 기억의 테를 새기며 서서히 굳어져 바위가 되어간다.
내게는 신촌이 그러하고 강남과 인사동에 흔적이 남아있다. 신촌은 아리고 강남은 좀체 가지않으며 인사동에 들르면 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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