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동창중에 좀 별난 친구가 있었다. 동창이라고는 하지만 중퇴를 했으니 졸업한 이후에는 소식을 몰랐다. 사고뭉치여서가 아나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자퇴를 한 친구다. 그는 발명가를 꿈꾸고 있었다. 정규 코스를 밟기에는 시간이 아깝다고 여겼던 것 같고 학교는 그의 열정을 담아내기에 적당한 장소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우리 시절에는 드문 경우였다.
한창 고3 대입을 준비하고 있을 때 그 친구 집에 놀러갔었다. 자신이 연구중인 로터리엔진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해주었는데 그말대로라면 획기적인 내연기관이 분명해보였다. 한동안 연락이 끊겼던 그의 이름을 다시 들을 수 있었던 건 여러해 전 또 다른 친구가 지점장으로 있는 은행을 찾았을 때다. "너 OOO알지? 저번 주에 여기 왔었어" "알지. 요즘 어떻게 지낸대?" "투자를 받았나봐. 뭐 해조류에서 연료를 뽑는 기술이라던가?" "그래? 잘 됐네. 여전히 발명을 하고 있었구나. 그럴 것 같았어" 내 기억으로는 동남아 연안에 지천으로 널린 해조류에서 화석연료대신 쓸 수 있는 연료를 추출하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들었다.
발명가를 꿈꾸던 동창을 떠올린 건 한국의 젊은 사업가가 불가사리를 활용한 제설제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다. 그 역시 대학을 자퇴하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업화시켰다. 아무짝에도 쓸모없이 버려지고 어민에게는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불가사리의 다양한 활용법을 개발했다니 기특하고 자랑스럽다. 대학 입학하기전부터 불가사리를 열정적으로 파고들었다는 기사를 읽고 문득 그 친구가 떠올랐다.
잊혀질만하면 터지는게 대마초 사범 관련 뉴스다. 그런데 환각을 일으킨다고 해서 한국에서는 마약취급을 받는 대마이지만 플라스틱을 대용할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석유산업을 위협할 정도로 대체연료로써도 활용 가치가 높다고도하니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세상에는 이유없는 창조물이 없는 게 분명해 보인다. 다만 인간의 한계만 존재하고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 그 한계를 극복하면 할 수록 자연과 인간의 공존 가능성을 높아지는게 아닐까하는 희망을 가지게된다. 오랜 세월동안 인간이 헝클어놓고 망가뜨린 자연 생태계를 복원하는 기술이라서 그렇다.
그런데 정작 불가사리가 산호초를 망치듯 세상을 황폐하게 만드는 인간의 활용방안이나 평생 마약에 취한듯이 사는 인간을 구제할 방법은 왜 아직 나오지 않은지 궁금하다. 지찬으로 널렸고 점차 개체수가 늘어만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