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콜로세움

by 문성훈

말 잘하는 사람은 부럽다. 말 못하는 사람은 답답하다.

언성이 높다고, 강한 표현을 쓴다고 말을 잘하는 게 아니다. 목소리가 클수록 소음으로 들리고 센 말일수록 튕겨져 나오기 마련이다. 적당한 낮은 음성은 주목하게 만들고 유연한 어휘 선택은 잘 스며든다.

논리와 진정성을 갖춘 말은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논리가 탄탄해도 진정성이 없으면 가슴을 두드리지 못하고, 진정성이 있어도 논리가 받쳐주지 못하면 머리가 받아들이지 않는다.
논리와 진정성이 담긴 말을 듣기가 갈 수록 어려워진다. 말 많은 사람은 많아지는데 말 잘하는 사람은 귀하다.

말은 손잡이없는 칼이다. 자신을 겨눈 칼날을 피해 남을 찌를 수는 없다. 무모하게 휘두르면 자해일 뿐이고 제대로 쓰는 게 용기고 실력이다.
논리도 진정성도 없는 말은 짐승의 울부짖음과 다를 바 없다.
말을 못알아듣는 짐승은 단박에 잡는 게 자비다. 어설프게 찔러대서 상처입은 짐승만큼 사납고 위험한 건 없다.

짐승일망정 무리를 거느리고 식솔을 보호하는 우두머리는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거짓으로 울부짖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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