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워서 나만 잘살기 부끄러워서... " 영화 '허스토리'의 주인공으로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3명과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7명 등 총 10명의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공식적인 사죄와 배상을 청구한 ‘관부재판’을 이끌었던 김문숙님께 먹고 살만한 기업가가 위안부일에 매달리게 된 이유를 묻자...
"그냥 있으면 너무 못나보이잖아...” 유시민에게 1980년대 대학생 신분으로 맨주먹으로 탱크와 총칼을 이길 수 없음을 잘 알면서, 구속과 고문의 두려움에 떨면서도 민주화 운동을 할 수밖에 없던 이유를 묻자...
"잘못된 걸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 정작 본인는 절대 '갑'의 위치에 있으면서 자신과는 무관한 방송제작 현장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신음하는 스태프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MBC 김민식pd가...
다른 시대, 대상은 다르지만 이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의 생각과 행동의 중심에는 '자신'이 있다. 이기심을 말하는 게 아니다. 철저하게 자신의 신념에 따라 스스로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집단의 힘에 의존하지도, 세력의 배후에서 누군가의 등을 떠밀지 않는다. 누군가의 등을 떠밀지도, 내 뒤를 따르라고도 하지 않는다. 진정한 용기가 부럽고 내 자신을 부끄럽게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이유는 명료하고 심플하다. 그로써 이루려고 하는 개인의 영달이나 복안이 없으니 군더더기가 없을 수 밖에 없다. 많은 수식어와 찬란한 구호, 확성기가 필요없는 이유기도 하다. 낮은 데서 작은 목소리로 큰 울림을 주는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이 시대의 살아있는 시민이자 영웅이다.
나는, 우리는 그들의 조용한 외침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감히 모든 것을 떨치고 그 자리에 설 수 없는 나는 영화의 한 대목으로 대신할까한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영화 베테랑에서...> 정의감에 불타는 열혈형사 '서도철'이 거대 악인 재벌3세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면서 그들에게 매수된 동료 형사에게 하는 대사다. 가오(かお)는 얼굴(顔)이란 일본어지만 여기서 '체면' '자존심'으로 쓰여지는 말이다.
나는 대한 민국의 국민이자, 깨어있는 시민이다. 돈과 권력은 없지만 가오는 지키면서 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