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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훈 Jan 22. 2021

달라야 맞다

한 무리는 길을 가로막은 커다란 돌덩이 하나를 부수고 뽑아내려 한다. 또 다른 무리는 돌덩이 옆을 다지고 넓혀 새로운 길을 만드려 한다.
인도의 어느 사내는 병든 아내를 지체시켜 숨지게 했던 바위산을 평생토록 깎아 길을 냈다고 한다. 뜻한 이는 그곳에 의술을 펼치려 길을 나설테고, 오지에 병원을 만드려는 사람도 있다.

사람마다 뜻은 같아도 방법을 달리하고, 목적은 하나지만 수단은 여럿일 수 있다. 그런데 같은 신념을 가진 사람들끼리 그렇게 하는 건 잘못됐다고, 이런 방법으로는 안된다고 서로 힐난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범속한 우리 대부분은 마음을 헤아리기 전에 빈정부터 상하고 의지부터 꺾인다. 그렇게 서로를 생채기 내고 부러뜨린다. 마치 원래 하려던 것이 그것인양...

뭐라도 이뤄질 것처럼 달려들어 쥐어뜯고 싸운다. 이제 한 방향을 보던 사람끼리 마주보게 된다.
어리석고 모난 사람들 그 중에 스스로 똑똑하다 자부하는 몇몇은 대열을 벗어나 상대편에 합류한다. 그 곳이 부조리고 불합리며 불의라도 팔을 걷어부치고 선봉에 나서서 목청을 돋우고 주먹감자를 날리길 서슴치 않는다. 감정만 살아 펄떡거리고 이성은 변명을 위한 도구이며 지식은 연료로 태워진다.

나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도 틀리지 않았다면, 다르게 행동해도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면 서로를 격려하고 물 한 모금 건네길 주저하지 말며 박수로 응원할 일이다.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그 사람의 시선만 쫓으면 알 수 있다.

언제나 자신만이 정의고 희망이며 진리라는 사람. 모든 사람이 자신을 믿고 따라야 한다는 사람에게 묻고 싶다
"그래서 당신은 지금까지 무엇을 얻고 어떤 것을 이루셨습니까?"

"다른 비유를 들어 볼게요. 연날리기 얘기입니다. 연을 날린다고 해서 바로 실이 풀려 나오지는 않아요. 오랜 실패를 거듭한 후에나 가능하죠.
그렇게 해서 마침내 억장이 무너지는 듯한 연실의 곡선이 만들어져요. 그 기울기는 실의 무게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연이 하늘 높이 떠 있을 때만 나타나는 것이죠." <'이승복의 대담'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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